인도-EU, 20년 만에 역사적 무역협정 체결
트럼프 관세 압박 속에서 인도와 EU가 20억 인구 자유무역지대를 만드는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세계 GDP 25%를 차지하는 이 협정의 의미와 영향을 분석한다.
20억 인구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했다. 인도와 유럽연합(EU)이 거의 20년간 이어진 협상 끝에 역사적인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화요일 X(옛 트위터)에 "유럽과 인도가 오늘 역사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모든 거래의 어머니를 완성했다"고 선언했다. 폰 데어 라이엔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은 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관세 압박이 만든 새로운 동맹
이번 협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경제적 압박이 있다. 인도는 작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50% 관세로 고전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무역협정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EU 역시 트럼프가 그린란드 인수 반대를 이유로 유럽 동맹국들과의 무역전쟁 확대를 위협한 바 있다.
코스타 의장은 전날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무역협정이 "보호무역주의가 증가하고 일부 국가들이 관세를 인상하기로 결정한" 시기에 "인도와 EU가 관세보다는 무역협정을 더 믿는다는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GDP 25%를 아우르는 거대 경제권
EU는 인도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양국 간 상품 무역액은 2024-25년 1,360억 달러(약 199조원)에 달해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모디 총리는 "이는 세계 두 주요 경제권 간 파트너십의 완벽한 사례"라며 "이 협정은 전 세계 GDP의 25%와 글로벌 무역의 3분의 1을 대표한다"고 강조했다.
협정이 발효되면 인도의 대유럽 수출 시장 접근성이 확대되고, 유럽의 투자와 자동차, 음료 등의 상품이 아시아 3위 경제대국인 인도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
이번 협정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한국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유럽 기업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구축한 입지가 유럽 브랜드들의 관세 혜택으로 인해 도전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도 인도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업그레이드를 통해 대응할 여지가 있다. 인도가 지난 7개월간 영국, 오만, 뉴질랜드와 주요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협정도 발효시킨 만큼, 한국도 인도와의 경제 협력 확대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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