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분기 순익 52% 급감, 트럼프 관세 복귀가 던진 경고
현대자동차 4분기 순익이 52% 급감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차 관세 인상 발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7조 2천억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관세로 떠안은 비용이다. 이 숫자는 단순한 회계 항목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현대자동차가 29일 발표한 4분기 실적은 충격적이었다.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1% 급감한 1조 18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2조 35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관세 폭탄의 실체
실적 악화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 관세다. 작년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월요일 관세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이행이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단독으로 4조 1천억원, 계열사 기아까지 합치면 7조 2천억원의 관세 부담을 떠안았다. 이는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 11조 4600억원의 63%에 달하는 규모다.
흥미롭게도 매출은 0.5%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413만 8389대를 판매했는데, 특히 친환경차는 27% 급증한 96만 1812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딜레마에 빠진 한국 기업들
현대차의 고민은 단순하지 않다. 미국은 현대차 글로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이는 국내 고용과 직결된 민감한 문제다.
현대차는 이미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 시대에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관세 불확실성은 전략 수립을 어렵게 만든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격적 해외 진출도 압박 요인이다. BYD, 지리 같은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현대차는 관세 부담과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보호무역의 역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미국 자동차 산업 보호가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결과를 낳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늘리면 일자리는 창출되지만, 관세로 인한 비용은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런 방식이 과연 지속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힌 자동차 산업에서 관세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415만 8300대로 설정했다. 전년 대비 1~2% 성장을 목표로 하는 보수적인 전망이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으로 보인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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