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서 밀려나는 유럽?…중국이 파고든 '책임 회피'의 공백
북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유럽의 쇠퇴가 아닌, 유럽 스스로가 '책임 회피'를 위해 만든 전략적 공백 때문이라는 분석. 단기적 위험 관리에 몰두한 유럽과 장기 인프라에 투자하는 중국의 대조적인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지난 10년간 북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유럽의 쇠퇴 혹은 중국의 공격적 팽창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해석되어 왔다. 하지만 이는 유럽이 자초한 '파트너십 공백'이라는 더 단순한 진실을 간과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이 단기적 위험 관리에 몰두하며 스스로 만든 전략적 공백을 중국이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대북아프리카 정책의 핵심은 '그럴듯한 부인(Plausible Deniability)', 즉 책임 회피 가능성 확보다. 이는 이주민 관리와 에너지 안보 문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극우 정당의 부상과 함께 이주민 문제가 유럽 정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자, 유럽연합(EU)은 구조적 해결책보다 당장의 유입 감소에 집중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 지원이 대표적 사례다. EU는 역외 파트너에게 이주민 차단 및 억류 임무를 맡겨, 결과적으로 출발자는 줄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 등 민감한 책임からは 거리를 두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정책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유럽은 가스 공급원으로서 알제리의 중요성이 커지자 단기적인 공급 필요에 따라 관계를 강화했지만, 장기적인 투자나 전략적 협력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이처럼 유럽은 결과 자체를 주도하기보다 위험에 대한 노출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가시적이고 영속적인 개입을 꺼려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중국의 역할이 부상한다. 중국은 유럽을 몰아내려는 의도보다는, 유럽이 자발적으로 비워둔 공간을 채우고 있다. 중국의 대북아프리카 정책은 선거 주기를 훌쩍 넘어서는 장기적이고 가시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특징지어진다. 특히 철수 옵션이 제한적인 인프라, 에너지, 물류 분야에 집중한다.
모로코의 탕헤르 메드(Tanger Med) 항만 복합단지, 이집트의 신행정수도 건설, 알제리의 에너지 기간시설 등에서 중국 국영 기업들의 역할은 뚜렷하다. 이들은 유럽의 규제 영향력을 침해하거나 최대 교역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위협하지 않는다. 대신 유럽이 기피하는, 막대한 초기 비용과 장기적 시각을 요하는 자본 집약적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며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결국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다. 유럽이 전략적 깊이를 희생하며 유연성을 유지하는 동안, 중국은 위험 노출을 감수하며 내구성을 확보한다. 유럽에 식민 지배의 역사적 부채가 여전히 불신의 원인이 되는 반면, 중국은 이러한 과거사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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