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영상 데이터, 5조원 시장을 깨운다
구글 출신 창업가들이 만든 InfiniMind가 58억원 투자 유치. 기업들이 쌓아만 두던 영상 데이터를 수익으로 바꾸는 AI 플랫폼 개발
10년간 쌓인 영상, 99%는 잠들어 있다
당신 회사의 서버에는 얼마나 많은 영상이 저장되어 있을까? 방송사의 수십 년 아카이브, 매장의 CCTV 영상, 제작팀이 찍어둔 수천 시간의 영상들. 대부분은 한 번도 다시 보지 않은 채 디스크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
이런 '다크 데이터'를 돈으로 바꾸겠다고 나선 회사가 있다. 구글 재팬에서 10년간 함께 일한 아자 카이(CEO)와 히라쿠 야나기타(COO)가 설립한 InfiniMind다. 이들은 최근 58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구글에서 본 미래'를 창업으로
"구글에서 일하며 이 변곡점이 올 것을 예상했습니다." 카이 CEO의 말이다. 그는 구글 재팬에서 클라우드, 머신러닝, 광고 시스템, 영상 추천 모델을 거쳐 데이터 사이언스 팀을 이끌었다. 야나기타 COO는 10년간 구글 재팬에서 브랜드와 데이터 솔루션을 담당했다.
2024년이 되자 기술이 성숙했고 시장 수요도 명확해졌다. 두 사람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핵심은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비전-언어 모델의 급격한 발전이었다. 기존 솔루션은 개별 프레임의 객체만 인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맥락을 추적하거나, 인과관계를 이해하거나, 영상 내용에 대한 복잡한 질문에 답하지는 못했다.
일본에서 검증, 미국으로 확장
InfiniMind는 올해 4월 첫 제품 'TV Pulse'를 일본에서 출시했다. TV 콘텐츠를 실시간 분석해 "제품 노출도, 브랜드 존재감, 고객 감정, PR 임팩트"를 추적하는 AI 플랫폼이다. 이미 주요 방송사, 광고 대행사와 파일럿을 진행했고, 도매업체와 미디어 회사가 유료 고객이 됐다.
일본은 완벽한 테스트베드였다. 강력한 하드웨어, 숙련된 엔지니어, 지원적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있어 까다로운 고객들과 함께 기술을 다듬을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이다. 3월 베타 출시, 4월 정식 론칭 예정인 플래그십 제품 'DeepFrame'은 200시간 분량의 영상에서 특정 장면, 화자, 이벤트를 정확히 찾아내는 장편 영상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다.
경쟁사와 다른 점: 비용 효율성
영상 분석 시장은 고도로 세분화되어 있다. TwelveLabs 같은 회사들이 일반 사용자부터 기업까지 폭넓은 고객을 대상으로 범용 영상 이해 API를 제공한다면, InfiniMind는 기업 전용이다.
"우리 솔루션은 코드가 필요 없습니다. 고객이 데이터만 가져오면 시스템이 처리해서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카이 CEO는 시각 정보뿐 아니라 오디오, 사운드, 음성 이해까지 통합한다고 강조했다. "무제한 영상 길이를 처리할 수 있고, 비용 효율성이 큰 차별화 요소입니다. 기존 솔루션들은 정확도나 특정 용도에 집중하지만 비용 문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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