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홍수 피해 현황: 기후 재난이 휩쓴 지구촌의 상흔

2025년은 기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한 해였다. 동남아시아부터 북미, 중동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는 유례없는 대홍수로 몸살을 앓았다. 네팔 트리부반 대학교의 파완 바타라이 교수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내내 발생한 주요 홍수들은 올해 가장 치명적인 기후 위험 요소였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비가 많이 온 것을 넘어, 인프라의 취약성과 정치적 불안정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025년 글로벌 홍수 피해 현황: 아시아를 휩쓴 물줄기

가장 큰 인명 피해는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아체와 북수마트라 등지에서 최소 961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팜유 수요에 따른 불법 벌목과 광산 개발로 인한 산림 손실이 재앙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태국에서도 같은 달 홍수로 276명이 사망했으며, 중앙 평원과 남부 지역 14개 주가 큰 타격을 입었다.

남아시아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스리랑카에서는 11월 사이클론 '디트와'가 상륙하며 56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IMF 구제금융 조건에 따른 긴축 재정으로 인해 구조 및 복구 작업에 차질을 빚으며 경제적 취약성이 재난 대응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 나타났다. 파키스탄 역시 6월부터 8월 사이 7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8월 31일 발생한 강진과 겹치며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미국과 중동: 인프라의 한계와 기상 이변

선진국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미국 내에서만 총 7,074건의 홍수가 발생해 242명이 사망했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7월 텍사스주 과달루페 강이 범람하며 100명 이상이 희생되었는데, 수위가 9미터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 놓인 가자지구는 설상가상의 비극을 맞았다. 폭격으로 배수 시설이 파괴된 상태에서 겨울 폭풍 '바이런'이 상륙하며 텐트촌에 거주하던 수많은 난민이 추위와 침수 피해에 노출됐다. 모로코에서도 37명이 홍수로 숨졌으며, 검찰은 부실한 하수 시설 등 인프라 결함이 피해를 키웠는지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