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멘트 공장, AI가 40년 베테랑을 대신한다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AI로 숙련공 부족 해결. 고령화 산업의 AI 전환이 한국 제조업에 주는 시사점은?
1,500도의 회전로를 다루는 데는 보통 수십 년의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본 최대 시멘트 회사인 태평양시멘트는 이제 AI에게 그 기술을 맡기고 있다.
숙련공의 감각을 학습하는 AI
시멘트 제조의 핵심인 회전 가마(rotary kiln)는 석회석과 점토를 1,500도 고온에서 구워내는 거대한 원통형 장비다. 온도, 연료량, 회전 속도를 미세하게 조절해야 하는데, 이는 오랜 경험으로만 체득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태평양시멘트가 도입한 AI 시스템은 베테랑 작업자들의 운전 패턴을 학습해 최적의 가마 운전 조건을 스스로 찾아낸다. 회사 관계자는 "40년 경력의 숙련공이 은퇴하면서 그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령화가 부른 디지털 전환
일본 시멘트 업계의 AI 도입 배경에는 심각한 인력 부족이 있다. 일본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업계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50세를 넘어섰고, 신규 채용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특히 시멘트 제조는 24시간 연속 운전이 필수인 장치산업이다. 숙련된 운전원 한 명이 빠지면 전체 생산라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고, 기술을 전수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토로했다.
한국 제조업에 던지는 메시지
일본의 사례는 한국 제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8.4%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제조업 현장에서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제철, 포스코 같은 철강업체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용광로나 전기로 운전 역시 수십 년의 경험이 필요한 기술집약적 업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술 전수가 끊어지면 품질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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