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3차 회담, 러시아의 '최대주의' 앞에 선 우크라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제네바 3차 회담이 시작됐지만 러시아의 강경 입장과 지속되는 공습으로 돌파구 찾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특사가 중재하는 이번 회담의 의미와 한계를 분석한다.
회담장에서는 평화를 논하고, 하늘에서는 미사일이 떨어진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제네바에서 3차 회담을 시작한 바로 그 시각,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12개 지역에 400대의 드론과 30여 발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최소 3명이 사망했다.
트럼프의 압박과 러시아의 계산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중재한다. 트럼프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4년간 지속된 갈등에 대한 조급함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오늘 어떤 소식도 기대하지 말라"며 기대치를 낮췄다. 러시아는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20%에 더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최대주의' 요구다.
우크라이나는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회의 서기관과 키릴로 부다노프 대통령실장을 파견했다. 이들의 입장은 명확하다: 서방의 강력한 안보 보장 없이는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쟁의 현실, 협상의 한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전쟁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차관 아르템 네크라소프에 따르면 전선 도시 슬로비안스크 인근에서 에너지 시설 직원 3명이 사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린이를 포함해 9명이 추가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 DTEK는 오데사의 전력 인프라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며,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도 반격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일스키 정유공장이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벨고로드 국경 지역도 수십 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전력 인프라에 큰 피해를 입었다.
시간은 누구 편인가
이번 회담은 지난달 아부다비에서 열린 3자 회담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도 획기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수개월 만에 포로 교환이 이뤄지는 성과는 있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러시아는 겨울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시간이 갈수록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트럼프는 성과를 서두르고 있다. 그는 4년간의 갈등을 빠르게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러시아가 양보할 이유는 많지 않다. 푸틴에게는 현재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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