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원 받은 20대들이 AI 판을 뒤집으려 한다
플래핑 에어플레인즈가 시드 투자 1800억원을 받으며 데이터 효율성에 집중한 AI 연구로 업계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경험 없는 20대, 1800억원 투자 유치의 비밀
OpenAI나 DeepMind처럼 수조원을 쏟아부어 AI를 키우는 시대에, 세 명의 젊은 창업자가 정반대 길을 선택했다. '플래핑 에어플레인즈(Flapping Airplanes)'라는 독특한 이름의 이 스타트업은 시드 라운드에서만 1억 8천만 달러(약 1800억원)를 받았다. 이들의 무기는 경험이 아닌 '다른 관점'이다.
벤 스펙터, 애셔 스펙터 형제와 에이든 스미스가 공동 창립한 이 회사는 현재 AI의 가장 큰 문제로 '데이터 비효율성'을 지목했다. 현재의 프론티어 모델들이 '인류 지식의 총합'을 학습하는 동안, 인간은 훨씬 적은 데이터로도 학습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시스템을 보잉 787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새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 '날개짓하는 비행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벤 스펙터의 설명이다.
뇌과학자가 본 AI의 한계
뉴럴링크 출신인 에이든 스미스는 인간의 뇌를 '다른 알고리즘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본다. 뇌가 액션 포텐셜을 발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밀리초. 그 시간 동안 컴퓨터는 수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뇌는 놀라운 효율성을 보인다.
"트랜스포머는 암기와 광범위한 지식 활용에 뛰어나지만,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지 못합니다. 적응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죠."
이들이 주목하는 건 뇌의 하드웨어 제약이다. 실리콘과 뇌의 제약 조건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최종 시스템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연구 vs 상업화, 어디에 베팅할 것인가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상업화 전략이다. 명확한 타임라인은 없지만, 연구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3년 후 연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진실을 찾고 있으니까요." 애셔 스펙터의 말이다. 하지만 상업화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 "가치를 창조했다면 그것을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상에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벤 스펙터는 스타트업의 집중력을 강조한다. "대기업은 여러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가장 가치 있는 한 가지를 선택해 끝까지 해야 합니다."
한국 AI 생태계에 던지는 메시지
국내에서도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카카오브레인의 KoGPT 등이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플래핑 에어플레인즈의 접근법은 다른 질문을 던진다.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닌 '더 효율적인 학습'이 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어처럼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한 언어권에서는 이런 접근이 더욱 의미가 클 수 있다. 로보틱스나 과학적 발견처럼 데이터가 제한된 영역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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