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 마지막 회의, 금리는 그대로—다음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3.50~3.75%로 네 번 연속 동결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5월 15일 끝난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속에서 연준의 다음 수는 무엇인가.
배턴은 넘겨졌다. 금리는 그대로다. 그런데 시장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숫자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네 번 연속이다. 시장 예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정이었지만, 이날 회의가 주목받은 이유는 금리 숫자보다 다른 곳에 있었다.
파월의 마지막 무대
제롬 파월 의장에게 이날은 사실상 마지막 공개 회의였다. 그의 임기는 5월 15일 종료된다.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금리 결정 타이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호를 보낼 것으로 시장은 기대했다.
같은 날, 후임자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상원 은행위원회 표결을 통과했다. 파월이 물러나는 자리에 워시가 앉는 수순이 공식화된 셈이다. 6월 연준 회의는 사실상 워시 체제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워시가 물려받는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유가 $105, 연준의 딜레마
이날 시장을 흔든 또 다른 변수는 유가였다. 미국-이란 간 평화 협상 기대감으로 한때 급락했던 WTI 원유 가격이 다시 배럴당 $105 근처까지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제안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하루 만에 6% 급등했다.
유가 급등은 연준에게 이중의 압박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소비와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성장을 둔화시킨다.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경기를 살리려면 내려야 한다. 두 목표가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상황이다.
연준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가 동시에 위협받는 이 국면을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라고 부른다. 2022~2023년 고금리 사이클 이후 가까스로 진정되는 듯했던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충격으로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워시 시대, 무엇이 달라지나
케빈 워시는 2006~2011년 연준 이사를 지낸 인물로, 파월보다 매파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하고, 인플레이션 통제를 최우선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해온 시장 참여자들에게 불편한 신호다. 비트코인은 이날 $76,000 아래로 밀렸고,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위험자산 전반이 유가 급등과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압박에 흔들렸다.
한국 입장에서도 이 흐름은 무관하지 않다. 미국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수록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되고, 한국은행의 독자적 금리 인하 여지도 그만큼 좁아진다. 수출 기업엔 환율 효과가 있지만, 수입 물가 상승과 가계 부채 부담이 맞물리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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