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가족을 AI로 되살려 결혼식에 초대하는 사람들
인도에서 급성장하는 AI 추모 서비스. 죽은 가족을 딥페이크로 되살려 결혼식과 가족 행사에 참석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던지는 질문들.
600달러면 죽은 아버지를 결혼식에 다시 초대할 수 있다. 인도 아즈메르의 자이딥 샤르마가 실제로 한 일이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스크린 속에서 미소 지으며 신혼부부를 축복하는 모습을 본 하객들은 눈물을 흘렸다.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AI 크리에이터가 아버지의 사진들로 만든 1분짜리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감정의 폭격 같았다"고 33세 의류 사업가 샤르마는 말했다.
천국에서 내려온 할머니가 손자를 안았다
남인도 티루바난타푸람의 아킬 비나야크에게는 더 극적인 의뢰가 들어왔다. 한 여성이 죽은 시어머니가 아기를 축복하는 영상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시어머니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비나야크가 만든 영상에서 죽은 시어머니는 천국에서 내려와 아들을 만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손자를 품에 안았다. 가족의 놀란 반응을 담은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좋아요를 넘겼다.
29세 영화광인 비나야크는 오픈소스 모델과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를 사용해 평균 18만원 정도에 이런 영상을 제작한다. 그의 회사 '카나부 카다(꿈속 이야기)'는 이제 5명의 직원을 둔 스튜디오가 됐다.
코로나가 만든 새로운 직업
푸시카르의 디뱐드라 싱 자둔은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독학으로 포토샵과 생성형 AI를 배웠다. 처음엔 "만약에" 패러디 영상을 올렸는데, 한 여성이 가족 모임에 죽은 아버지를 등장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지금 그는 '인디언 딥페이커'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정치인 딥페이크부터 '그리프 테크(grief tech)'까지 다양한 AI 콘텐츠를 만든다. 죽은 사람의 아바타가 실시간으로 말하고, 문자를 보내고, 화상채팅까지 할 수 있다.
"더 이상 살아있지 않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깊은 의미가 있다"고 자둔은 말한다. 하지만 그는 클라이언트들에게 경고한다. "너무 애착을 갖지 말라고 한다. 진짜가 아니니까."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인도는 세계 최대 생성형 AI 시장 중 하나다. 하지만 딥페이크 남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2월 20일부터 모든 AI 생성 콘텐츠에 라벨 표시를 의무화하는 새 규정을 시행한다.
한국은 어떨까?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들이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추모용 딥페이크 서비스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문화적 차이도 크다.
델리의 행동과학자 바스카르 말루는 "우리 문화에서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 물리적 또는 상징적 참석이 필수인데, AI가 이런 감정적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체재 vs 동반자
하지만 장기적 효과는 불분명하다. 말루는 딥페이크가 단기적으로는 상실감 극복에 도움이 되지만 "인위적 현실"을 만들어 죽은 사람이 "마음속에서 동시에 살아있고 죽어있는" 상태를 만든다고 경고했다.
크리에이터들에게는 결혼 사진작가처럼 소득을 얻는 방법이다. 고객들에게는 부재하는 친척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피하고, 참석이 상징적 의미를 갖는 의식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도구다.
자둔에게 아버지 영상을 의뢰한 여성은 "누구든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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