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티켓 1000달러 시대, 팬들은 언제까지 지갑을 열까?
해리 스타일스, BTS 콘서트 티켓이 1000달러를 넘나드는 현실. 팬덤과 자본주의가 만나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갈등을 들여다본다.
해리 스타일스의 콘서트 티켓이 1000달러를 넘나든다. BTS 공연도 마찬가지다. 이제 좋아하는 가수를 보러 가는 일이 명품 가방을 사는 것만큼 비싸졌다. 팬들은 분노하고, 아티스트들은 변명하고, 티켓 업체들은 돈을 센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팬덤이 돈이 된 순간
코로나19 이전에도 인기 콘서트 티켓은 비쌌다. 하지만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 빌보드 편집자 테일러 밈스는 "1000달러, 2000달러 티켓이 이제 일상이 됐다"고 말한다. 특히 좋은 자리일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변화의 핵심은 리셀러들이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대량 구매한 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몇 배 비싸게 되판다. 과거엔 팬들끼리 양심적 가격으로 거래하던 것이, 이제는 전문 업자들의 수익 모델이 됐다. 콘서트장 입구에서 "표 구해요" 외치던 시절은 옛말이다.
아티스트들의 딜레마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티켓마스터 같은 정식 판매처에서도 원래 가격이 1000달러가 넘기 시작한 것이다. 누가 이 가격을 정하는 걸까?
답은 아티스트와 에이전트, 프로모터 사이의 협의다. 코로나19로 숙련된 스태프들이 업계를 떠났고, 모든 물가가 올랐다. 무대 설치비, 운송비, 인건비 모두 예전의 몇 배가 됐다. 아티스트들은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어차피 팬들이 중고시장에서 1000달러를 지불할 거라면, 그 돈이 리셀러가 아닌 아티스트에게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원래 200달러짜리 티켓이 중고에서 1000달러에 팔린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500달러로 책정하는 편이 리셀러들의 수익을 줄이고 팬들의 부담도 덜어준다는 논리다.
각국 정부가 나서는 이유
미국에서는 이미 10개 주가 티켓 리셀링 규제법을 발의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원가의 10% 이상 비싸게 되팔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메인주는 이미 통과시켰다.
흥미로운 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법안들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티켓 업계의 로비 자금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유권자들의 분노가 로비 자금보다 강해진 것이다.
한국은 어떨까?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BTS나 아이유, 이승기 같은 인기 아티스트의 콘서트 티켓은 암표상들의 주요 타겟이다. 인터파크나 멜론티켓에서 정가로 구매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고, 중고나라나 당근마켓에서는 몇 배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K팝의 글로벌 인기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팬들까지 한국 콘서트 티켓을 노리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결국 진짜 팬들이 피해를 보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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