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질서 종말인가, 트럼프와 유럽의 균열이 부르는 새로운 세계
트럼프 2기 1주년, 그린란드 갈등으로 심화된 미유럽 분열이 중러 세력 확장에 어떤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75년간 지속된 서방 주도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2기 1주년을 맞은 지금, 미국과 유럽 간 균열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졌고, 그 틈새로 중국과 러시아가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린란드 갈등, 동맹의 근본을 흔들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추진은 단순한 영토 확장 욕심이 아니다. 이 덴마크령 섬은 희토류 매장량의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북극항로의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북극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미국은 선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방식이 문제다. 트럼프는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포기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했고, 덴마크는 "그린란드는 매매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력 반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유럽의 주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맞섰다.
이런 갈등은 NATO 내부에도 균열을 만들고 있다. 덴마크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NATO 창설 멤버다. 동맹국을 압박하는 트럼프의 행보는 서방 결속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아시아에서 웃는 중국과 러시아
미유럽 갈등이 심화될수록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웃고 있다. 중국은 최근 '평화위원회' 구상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새로운 외교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러시아는 북한과 손잡고 북극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시아 국가들의 '헤징 전략'이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가까웠던 국가들도 이제는 중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싱가포르의 한 외교관은 "미국이 유럽과도 제대로 협력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미국만 믿고 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 외교를 펼쳐온 한국은 이제 미유럽 분열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와 유럽의 디지털 규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새로운 질서의 윤곽
서방 질서의 균열은 단순히 미국과 유럽의 문제가 아니다. 1945년 이후 구축된 국제 시스템 전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중국은 '인류운명공동체'를, 러시아는 '다극 세계'를 내세우며 새로운 질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한국에게 기회인지 위기인지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서방 질서 하에서 번영을 이룬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질서에서도 국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북한 문제는 여전히 미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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