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AI 칩을 바꾼다—수천 년 된 소재의 반격
한국 기업 Absolics가 개발한 유리 기판이 AI 데이터센터 칩의 에너지 효율을 바꿀 수 있다. 삼성·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에 어떤 의미인가?
인류가 유리를 만들기 시작한 건 기원전 3500년쯤이다. 그 유리가 이제 AI 데이터센터 칩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한국 기업 Absolics는 올해부터 차세대 컴퓨팅 하드웨어용 특수 유리 패널 양산에 돌입한다. Intel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목표는 하나다—AI 칩의 전력 소비를 줄이고, 성능은 높이는 것. 그 효과는 데이터센터에만 그치지 않는다. 노트북, 스마트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왜 하필 '유리'인가
지금 AI 칩 패키징에 주로 쓰이는 소재는 유기 기판(Organic Substrate)이다. 문제는 열에 약하고, 미세 회로를 새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칩 간 신호를 주고받을 때 손실도 크다. 유리는 이 모든 약점을 보완한다. 열팽창이 거의 없고, 표면이 균일해 더 촘촘한 배선이 가능하다. 전기 신호 손실도 적다.
쉽게 말하면, 같은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AI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원자력 발전소 하나 분량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대에, 이 차이는 작지 않다.
Absolics는 SKC의 자회사다. SKC는 SK그룹 계열사로, 이미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번 유리 기판 사업은 그 연장선이자, 차세대 패키징 전쟁에서 선점을 노리는 포석이다.
삼성·SK하이닉스는 어디 있나
흥미로운 건 Absolics가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패키징 소재' 영역에서 치고 나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AI 칩 성능은 메모리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칩들을 어떻게 묶고, 연결하고, 식히느냐—패키징 기술 전체가 승부처다.
유리 기판이 상용화되면, 패키징 소재 공급망이 재편될 수 있다. 일본 이비덴(Ibiden)이나 신코(Shinko) 같은 기존 유기 기판 강자들은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 반면 한국 소재 기업들에겐 기회의 창이 열린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목할 지점이다. AI 인프라 투자는 엔비디아·TSMC 중심으로 논의되지만, 실제 수혜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레이어에서 조용히 쌓이는 경우가 많다.
'달 착륙'급 도전이 필요한 이유
같은 날, 미국에서는 다른 맥락의 이야기가 나왔다. National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NSTC)를 중심으로 미국 정부가 차세대 컴퓨팅 전략을 짜고 있는데, 선택지는 두 가지다. 현재 우위를 5년간 유지하는 보수적 전략, 아니면 양자 컴퓨팅·뉴로모픽 컴퓨팅·가역 컴퓨팅 같은 장기 도전에 올인하는 것.
유리 기판은 이 큰 그림 안에서 '현실적인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당장 5년 내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이면서, 동시에 AI 에너지 위기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는 실질적 해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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