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마약 잠수함이 바꿀 글로벌 마약 밀수의 미래
스타링크와 자동 조종 기술로 무장한 무인 마약 잠수함이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법 집행 기관들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과 그 의미를 분석한다.
10조원 규모 마약 밀수가 무인화된다
콜롬비아 해안에서 출발한 수제 잠수함 한 척이 3톤의 코카인을 싣고 북미로 향한다. 선체 안에는 사람이 없다. 대신 스타링크 단말기와 자동 조종 장치, 고해상도 카메라가 배를 조종한다. 수십 년간 마약 밀수업자들의 주력 운송 수단이었던 '나르코 서브(narco sub)'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나르코 서브는 밀수업자들이 직접 조종해야 했다. 체포될 위험을 감수하고, 바다 한복판에서 며칠씩 버텨야 했다. 하지만 상용 기술의 발전으로 이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무인 잠수함은 더 많은 마약을 더 먼 거리까지 운반할 수 있고, 인간 밀수업자가 체포될 위험도 없다.
기술이 바꾸는 범죄의 판도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조사에 따르면,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들이 활용하는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해양용 자동 조종 장치는 10만 달러 미만이다. 스타링크 터미널은 월 100달러면 전 세계 어디서든 위성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기술들이 합법적 용도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어부들의 안전을 위한 자동 조종 장치, 오지에서 인터넷을 제공하는 위성 통신, 해양 감시를 위한 고해상도 카메라. 모두 선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술이지만, 범죄 조직의 손에 들어가면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전 미국 마약단속청(DEA) 요원인 마이크 비길(Mike Vigil)은 "기술의 민주화가 범죄 조직에게도 혜택을 주고 있다"며 "과거에는 정부나 대기업만 접근할 수 있던 기술이 이제 누구나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법 집행 기관의 딜레마
전 세계 법 집행 기관들은 이 새로운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기존의 마약 단속은 주로 인간을 추적하는 방식이었다. 밀수업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통신을 감청하고, 협력자를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하지만 무인 잠수함은 다르다. 인간의 개입 없이 미리 프로그래밍된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실시간 통신도 최소화할 수 있어 감청이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잠수함들이 포착되더라도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한 관계자는 "무인 잠수함을 발견해도 누가 보낸 것인지 증명하기 어렵다"며 "기존 수사 기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기술 vs 기술의 전쟁
하지만 법 집행 기관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해양 감시 시스템, 위성 데이터 분석, 수중 드론을 이용한 추적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팔란티어(Palantir)와 같은 데이터 분석 회사들은 정부 기관과 협력해 해양 교통 패턴을 분석하고 의심스러운 움직임을 포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위성 이미지와 해양 레이더 데이터를 결합해 "정상적이지 않은" 선박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하지만 이것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바다는 넓고, 잠수함은 작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의 발전 속도다. 법 집행 기관이 새로운 탐지 기술을 개발하면, 범죄 조직들도 그에 맞는 회피 기술을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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