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이 내부 비판자들까지 체포하는 진짜 이유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시위 진압에 이어 개혁파 인사들까지 연이어 체포하고 있다. 정권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수천 명의 시위대를 살상한 것도 모자라,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이번에는 내부 비판자들까지 줄줄이 체포하고 있다. 지난달 시위 진압 이후 연이어 터진 정치인 구속 소식은 단순한 탄압을 넘어선 무언가를 시사한다.
개혁파에서 체제 전복론자로
지난 1월 31일, 압돌라 모메니, 메디 마흐무디안, 비다 라바니 등 국내 반정부 인사 3명이 일제히 체포됐다. 이들은 테헤란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북부 이란의 감옥으로 보내졌다가 2월 17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특히 마흐무디안의 경우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2025년 영화 '그냥 사고였어요'로 오스카 각본상 후보에 오른 시나리오 작가여서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세 인물 모두 한때 정권 내부의 점진적 개혁 운동과 연관됐지만, 이제는 체제 전면 교체를 주장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인물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현재 수감 중인 모스타파 타즈자데 전 내무차관,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와 함께 민주적 이행과 제헌의회를 위한 자유선거를 촉구했다. 마흐무디안은 BBC 페르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임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라바니와 모메니를 변호하는 하산 아사디 제이다바디 변호사는 "정권이 하메네이 해임을 주장했기 때문에, 그리고 국내 국민 반대파 형성을 막으려 했기 때문에" 의뢰인들이 체포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성파마저 건드린 정권의 불안
더 놀라운 것은 정권의 '충성스러운 야당' 역할을 해온 개혁파까지 표적이 됐다는 점이다. 2월 8~9일경 이란개혁전선의 지도자 아자르 만수리가 자바드 에맘, 에브라힘 아스가르자데 등 동료들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2월 13~14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만수리는 2022년 '여성, 생명, 자유' 시위 당시 정권 지도부와 만나 국민 요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 단결 훼손"과 "적국 선전과의 공조" 혐의를 받았다.
런던 버크벡대학의 이란 전문가 아나히타 호세이니-루이스는 이란 체제가 "극심한 실존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슬람공화국 교체 명제가 이란 반대파 전반의 거의 합의가 됐고, 정권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망명 왕족 vs 국내 활동가들
체제의 탄압이 성공적이어서 많은 이란인들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978년 이후 이란 땅을 밟지 못한 전 왕세자 레자 팔라비를 중심으로 한 왕정복고 운동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국내 일각에서는 왕정복고 운동이 경직되고 배타적이며, 전 왕세자가 국내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테헤란의 도시 활동가 모하마드 카림 아사예시는 "팔라비와 달리 이 세 명(체포된 인사들)은 국내 활동 역사가 있고 그 대가를 치렀다"며 "이들이 팔라비보다 이란 국민의 현실을 더 잘 안다"고 말했다.
체포된 세 인물은 모두 40대로 대부분의 이란 정치 원로들보다 훨씬 젊고 청년층과 더 연결돼 있다.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는 에빈 감옥에서 마흐무디안과 함께 지내며 그의 책임감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분열된 반대파의 딜레마
하지만 호세이니-루이스는 이 세 전직 개혁파가 "현재로서는 개별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실행 가능한 반정권 지도부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테헤란의 한 활동가는 "이들의 용기는 존경할 만하고 올바른 입장을 취했지만, 정권이 모든 사람에 대한 불신을 조성했고 이들의 개혁파 과거가 전망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란 반대파는 개혁파, 공화파, 왕정파, 국내파, 국제파 등 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있다. 미국 거주 정치활동가 아미르 호세인 간즈바흐시는 팔라비 지지자들과 2011년부터 가택연금 상태인 녹색운동의 상징적 지도자 미르호세인 무사비 지지자들을 결합시키자고 제안한다.
"이 두 사람은 스펙트럼의 양 끝, 1979년 혁명의 양면으로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역사적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함께 뭉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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