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만든 잔혹함, 19세기 인도 사상가가 본 제국주의의 본질
람모한 로이가 제시한 '거리와 통치' 이론. 물리적 거리가 어떻게 권력을 잔혹하게 만드는가? 현대 글로벌 거버넌스에 던지는 질문들.
19세기 인도의 한 사상가가 영국 제국주의의 본질을 꿰뚫어 본 통찰이 있다. 람모한 로이(Rammohun Roy)는 단순한 진단을 내렸다: 거리가 영국 제국을 잔혹하게 만들었다고.
이 명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권력을 어떻게 변질시키는가?
거리가 만든 제국의 얼굴
람모한 로이는 1772년에 태어나 영국 식민 통치 하의 인도를 온몸으로 경험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런던의 영국인과 캘커타의 영국인이 보여주는 극명한 차이였다.
본국에서 영국인들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이고 계몽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식민지에서 같은 사람들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책임감은 희석되고, 잔혹함은 증폭됐다.
로이의 관찰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었다. 시스템의 문제였다. 거리는 감시를 어렵게 만들고, 피드백을 지연시키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현대적 해석: 디지털 시대의 거리
21세기에도 이 '거리의 법칙'은 여전히 작동한다. 다만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본사 임원들이 개발도상국 공장의 노동 조건에 무감각한 것, 금융 상품을 설계하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실제 피해자들과 단절되어 있었던 것. 모두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 기술은 역설적이다. 물리적 거리는 좁혔지만, 새로운 형태의 거리를 만들어냈다. 알고리즘이 내리는 결정, 데이터 뒤에 숨은 실제 사람들, AI가 판단하는 대출 승인과 거절. 기술적 매개가 만든 거리는 때로 물리적 거리보다 더 크다.
로이의 대안: 근접성의 정치학
람모한 로이가 제시한 해법은 명확했다. 좋은 통치는 가까워야 한다. 통치자와 피통치자 사이의 거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지리적 근접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근접성을 포함한다. 통치자가 자신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을 직접 보고, 느끼고,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 민주주의의 많은 제도들이 이 원리를 반영한다. 지방자치, 시민 참여, 투명성 확보, 언론의 감시 기능. 모두 거리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글로벌 거버넌스의 딜레마
하지만 21세기의 문제들은 본질적으로 글로벌하다. 기후변화, 팬데믹, 금융 위기, 사이버 보안. 이런 문제들은 국경을 초월한 협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여기서 로이의 통찰은 딜레마가 된다.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려면 글로벌 거버넌스가 필요한데, 거버넌스가 글로벌해질수록 거리는 멀어진다. 유엔, 세계은행, IMF 같은 국제기구들이 종종 '상아탑'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브렉시트나 각국의 포퓰리즘 부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멀리 있는 권력'에 대한 반발이다. 브뤼셀의 EU 관료들,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산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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