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가 바꾼 미국 전력지도, 가스발전 수요 3배 폭증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미국 가스발전 수요가 2년 만에 3배 급증. AI와 클라우드가 만든 에너지 딜레마의 실체를 파헤쳐본다.
252기가와트. 미국 전체 가스발전 설비를 50% 늘릴 수 있는 규모다.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전력 증설 계획의 주범이 바로 데이터센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가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의 가스발전 수요가 거의 3배로 폭증했다. 그 중 3분의 1 이상이 데이터센터 전용 발전소 건설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AI 붐이 만든 전력 대란
숫자로 보면 더 극적이다. 2024년 초만 해도 데이터센터 전용 가스발전 프로젝트는 고작 4기가와트였다. 하지만 2025년 현재는 97기가와트로 25배 급증했다. 이는 수천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1년 반 전부터 데이터센터 전용 발전소 제안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글로벌에너지모니터의 제니 마르토스 연구원이 설명했다.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전력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다.
친환경 에너지의 아이러니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은 모두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스발전소 건설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깨끗하지만, 여전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2022년 기준 미국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의 35%가 천연가스 연소에서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누출이다. 메탄은 20년 기준으로 CO2보다 80배 강력한 온실가스다.
"가스는 석탄보다 깨끗하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엄청난 CO2 배출을 의미합니다." 청정대기태스크포스의 조나단 뱅크스 선임고문이 경고했다.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전력 사정이 미국보다 더 빡빡하다는 점이다. 여름철마다 전력 부족 경보가 울리는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까지 늘어나면 전력 공급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은 최근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를 신설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결국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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