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의 다음 타깃은 AI가 아니다
데이터센터 전력 부족이 AI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17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진짜 기회는 AI 모델이 아닌 에너지 인프라에 있을 수 있다.
지난 5년간 벤처캐피털이 AI 스타트업에 쏟아부은 돈은 5,0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런데 지금 가장 똑똑한 AI 투자는 AI 회사가 아닌 전력 회사를 향하고 있다.
190기가와트 중 5기가와트만 짓고 있다
기후 전문 리서치 기관 Sightline Climate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AI 업계에 불편한 숫자를 들이밀었다. 현재 추적 중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190기가와트 가운데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은 고작 5기가와트에 불과하다. 지난해 실제로 가동에 들어간 데이터센터는 6기가와트 수준이었는데, 같은 해 일정이 지연된 프로젝트 비율은 36%에 달했다.
병목은 기술이 아니라 전기다.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은 넘쳐나지만, 거기에 꽂을 전선이 없다. 골드만삭스는 AI 수요로 인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17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전력망은 이 속도를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행정부도 나섰다. 기술 기업들에게 자체 발전소를 짓거나, 더 높은 전기요금을 내거나, 아니면 둘 다 하라고 압박 중이다. 물론 아마존,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들은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빅테크가 직접 전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구글은 최근 미국 미네소타 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방식으로 풍력·태양광에 Form Energy의 30기가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전기를 사 쓰는 게 아니라, 지역 전력회사 Xcel Energy와 함께 새로운 요금 체계까지 설계했다. 전력 인프라 자체를 바꾸는 데 직접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Form Energy는 이 흐름을 타고 5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며,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말 미국의 배터리 저장 용량은 65기가와트에 육박할 전망이다.
배터리만이 아니다. 전력이 데이터센터 안으로 들어온 뒤에도 문제는 남는다. 전력을 각 서버로 분배하는 '변압기'가 그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변압기는 140년 된 기술, 즉 철심에 구리선을 감은 구조 그대로다. 서버 랙의 전력 밀도가 1메가와트에 도달하면, 이를 지원하는 전력 장비가 랙 자체보다 두 배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Amperesand, DG Matrix, Heron Power 같은 기업들은 실리콘 기반 '고체 변압기'를 개발 중이다. 기존보다 비싸지만, 데이터센터 내 여러 장비를 하나로 대체할 수 있어 결국 비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Camus, GridBeyond, Texture는 전력 흐름을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어디에 서 있나
이 흐름은 한국 산업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의 수혜를 입고 있지만, 그 반도체를 돌릴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요 자체가 꺾일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데, 한국의 전력 요금 구조와 계통 연계 문제는 이미 업계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와 전력 변환 기술 기업들이 이 흐름의 직접적인 수혜 후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가 심화될수록, 그리드 스케일 배터리와 전력 관리 솔루션 수요는 AI 모델 자체보다 더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투자 경쟁은 이미 과열 상태다. 반면 AI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투자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 그 격차가 기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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