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겨울에 6500억원 모은 드래곤플라이의 역설
암호화폐 벤처캐피털 드래곤플라이가 시장 침체기에 6500억원 펀드 조성. 스테이블코인과 예측시장에 베팅하며 '비금융 암호화폐는 실패했다' 선언
6500억원. 암호화폐 벤처캐피털 드래곤플라이 캐피털이 조성한 4번째 펀드 규모다. 비트코인이 작년 최고점 대비 46% 폭락하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1400조원이 증발한 상황에서 말이다.
곰팡이 핀 시장에서 돈을 모으는 법
"축하하기엔 이상한 시기"라고 하세브 쿠레시 드래곤플라이 매니징 파트너는 소셜미디어에 썼다. 하지만 이 회사는 늘 그래왔다. 2018년 ICO 붕괴 때도, 2022년 테라 사태 직전에도 펀드를 모았다. 그리고 그 '빈티지'들이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그는 말한다.
당초 5000억원 목표였던 이번 펀드는 6500억원으로 늘었다. a16z, 패러다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정반대다. 암호화폐 벤처 투자는 급격히 위축됐고, 대부분의 VC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금융 암호화폐는 실패했다'
쿠레시의 진단은 냉정하다. "비금융 암호화폐는 실패했다"고 그는 단언했다. 대신 금융 활용 사례에 올인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탈중앙화 금융(DeFi), 예측 시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실제로 드래곤플라이의 최근 투자처들을 보면 이런 방향성이 뚜렷하다. 폴리마켓(예측 시장), 이테나(스테이블코인), 레인(결제), 메시(인프라) 등 모두 금융과 직결된 서비스들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 DeFi는 중앙화 금융과 경쟁할 만큼 커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투기적인 웹3 애플리케이션에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로의 전환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토네이도 캐시의 그림자
하지만 드래곤플라이에겐 골칫거리도 있다. 연방 검찰이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2020년 토네이도 캐시 투자와 관련한 형사 기소를 검토 중이다. 익명성 보장 서비스에 투자했다가 제재 위반 혐의에 휘말린 것이다.
그럼에도 드래곤플라이는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규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시장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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