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가 무너지면, 해안도 무너진다
카리브해 산호초의 절반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강해지는 허리케인과 약해지는 산호초 사이에서, 해안 도시들은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2005년 10월, 멕시코 유카탄 반도 해안에 카테고리 5 허리케인 윌마가 상륙했다. 해안에서 11미터 높이로 밀려오던 파도가 푸에르토 모렐로스 앞바다에 이르자 갑자기 2미터 이하로 낮아졌다. 마을을 구한 건 군대도, 방파제도 아니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호초였다.
그 산호초가 지금, 절반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산호초는 자연이 만든 방파제다
산호초가 파도 에너지를 최대 97%까지 흡수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산호초는 매년 약 40억 달러의 폭풍 피해를 막아낸다. 산호초가 없다면 그 피해액은 두 배로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멕시코 카리브 해안만 해도 약 10만 5,800명의 주민과 8억 5,800만 달러 상당의 건물·인프라가 산호초의 보호 아래 있다. 이 지역 관광 산업은 연간 최대 150억 달러를 창출하는데, 그 상당 부분이 건강한 산호초에 직간접적으로 의존한다.
그런데 모든 산호초가 같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는 건 아니다. 로렌조 알바레스-필립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해안 방어 능력은 산호초를 구성하는 산호 종(種)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엘크혼 산호처럼 크고 단단하며 복잡한 구조를 가진 종이 밀집한 암초일수록 파도를 효과적으로 깨뜨린다. 반면 작고 납작한 종으로 이뤄진 암초는 방어력이 현저히 낮다.
'가장 중요한 암초'의 절반이 무방비 상태
연구팀은 카리브해 전역의 산호초를 두 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하나는 현재의 해안 방어 기능, 다른 하나는 금세기 중반까지 수온 상승에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가 하는 내열성이었다.
결과는 냉정했다. 두 기준 모두에서 최우선 보호 대상으로 꼽힌 암초 가운데 54%만이 현재 해양보호구역 안에 있었다. 나머지 46%는 오염, 선박 교통, 무분별한 개발 등 인간 활동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지역별로 보면 바하마, 푸에르토리코,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 쿠바에 고가치 미보호 암초가 집중돼 있다. 벨리즈, 온두라스, 푸에르토리코는 보호 비율이 높지만, 그 안에서도 해안 방어 기능이 뛰어난 일부 암초가 보호구역 밖에 놓여 있었다.
이 암초들은 단순히 파도를 막는 기능만 하는 게 아니다. 연구팀은 이 암초들이 높은 생물다양성을 지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해안 방어와 생태적 가치가 동시에 높은 곳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강한 폭풍, 더 약한 방패
문제는 타이밍이다. 지금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산호초가 사라지기 때문이 아니다. 사라지는 속도와 폭풍이 강해지는 속도가 동시에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온이 오르면 산호는 체내 공생 조류(조주산텔라)를 내보내며 하얗게 탈색된다. 열 스트레스가 너무 강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산호는 회복하지 못하고 죽는다. 산호가 죽으면 그 뼈대가 서서히 무너지고,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복잡한 구조물이 평탄해진다. 방파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동시에 기후변화는 고강도 허리케인의 빈도를 높이고 있다. 더 강한 폭풍이 오는데, 그것을 막아줄 암초는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이다. 해안 지역사회는 이중 위협 앞에 놓여 있다.
연구자들이 강조하는 건 결국 선택의 문제다. 어떤 암초를 먼저 보호할 것인가. 기능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기후 내성도 높아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암초를 지금 보호구역에 편입시키는 것은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다. 반면 그 기회를 놓치면, 이후에는 훨씬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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