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대만을 위한 의회의 반격
트럼프가 시진핑과 화해 모드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의회는 여전히 대만을 지키기 위한 초당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행정부와 의회 간 미묘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564개. 2025년 8월까지 미국 의회에 제출된 중국 관련 법안의 수다. 이 중 247개가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트럼프가 시진핑과 악수를 나누며 "품위 있는 평화"를 모색하는 동안, 의회는 여전히 중국을 견제하고 대만을 지키기 위한 법안을 쏟아내고 있었다.
트럼프의 변화된 권력 구조
2025년 재집권한 트럼프는 첫 번째 임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 9명 중 6명이 공화당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들, 그리고 트럼프에게 순응적인 행정부 인사들. 첫 임기 때 그의 정책에 은밀히 반대했던 고위 관리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권력 집중은 대중국 정책에서도 드러났다. 4월과 10월 두 차례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됐지만, 양측 모두 빠르게 타협의 지혜를 보였다. 10월 28일 부산에서 열린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런 화해 모드는 대만에게는 불길한 신호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진핑과의 만남을 앞두고 대만 국방장관의 미국 방문을 중단시켰고, 대만 총통 라이칭더의 미국 경유도 막았다.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미군 함정의 활동도 더 이상 공개하지 않았다.
의회의 조용한 저항
그러나 의회는 달랐다. 트럼프가 행정부 특권을 앞세워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초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대만을 지원하는 법안들을 계속 추진했다.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가 주도하고 민주당이 동참하는 형태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민주당의 입장이었다. 그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비판했지만, 대중국 강경 정책에서는 오히려 트럼프보다 더 강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이 트럼프를 비판할 때는 "중국에 대해 너무 약하다"는 논리였다. 미국의소리(VOA) 지원 중단이나 기후변화 대응 축소를 비판한 것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결의가 약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12월 트럼프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을 때, 민주당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톰 코튼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이를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대만을 위한 의회의 보험
의회의 이런 움직임은 대만에게는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30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는 중국을 위험 요소로 규정하지 않았고, 1월 23일 국방전략에서도 대만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제1도련선을 따라 강력한 거부 방어"를 구축하겠다는 우회적 표현만 사용했다.
하지만 의회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대만 지원 의지를 보였다. 12월 2일 트럼프가 서명한 대만보장이행법, 12월 17일 발표된 11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1월 15일 체결된 미국-대만 무역협정까지. 모두 의회의 강력한 지지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권력의 한계와 견제
흥미롭게도 트럼프의 강력한 권력에도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2026년 들어 공화당 의원들조차 트럼프의 일부 정책에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베네수엘라 군사 공격이나 그린란드 무력 점령 위협에 대해서는 17명의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과 손을 잡고 반대했다.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트럼프가 요구한 예산 삭감 거부 등에서도 초당적 합의가 이뤄졌다. 의회는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예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법안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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