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전쟁을 지휘하는 시대, 미중 AI 군비경쟁의 새로운 국면
미국과 중국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기술로 군사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속도가 승부를 가르는 새로운 전쟁의 시대가 열렸다.
10초 안에 적의 공격을 감지하고 대응책을 세우는 것과 10분이 걸리는 것. 이 차이가 미래 전쟁의 승부를 가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AI 군비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단순히 챗봇처럼 질문에 답하는 AI를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에이전트 AI'를 군사 분야에 도입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에이전트 전쟁의 시대가 열렸다
Scale AI의 공공부문 책임자이자 펜타곤 AI 정책 설계에 참여한 댄 타드로스는 최근 더 디플로맷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생성형 AI의 초기 과대광고를 지나 에이전트 전쟁의 결정적인 새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이전트 AI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상황을 분석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시스템이다. 군사 분야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적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며, 심지어 자율 무기를 조종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취약하지만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과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중국은 대규모 산업 생산 능력과 AI 기술을 결합해 '지휘 두뇌(command brains)'라고 부르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무인기 떼를 조종하고 기계 속도로 작전 계획을 최적화한다.
속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이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결정 속도다. 적보다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관찰), 분석하고(판단), 결정하고(결심), 행동하는(실행) 국가가 승리한다.
미국이 우위를 점하는 분야는 핵심 기술 스택이다. 최첨단 AI 모델 개발과 이를 조율하는 복잡한 엔지니어링 기술에서 앞서 있다. 이는 국가 주도가 아닌 치열한 민간 경쟁 덕분이다.
반면 중국은 빠른 도입과 군민융합에서 강점을 보인다. 2024년 상반기에만 정부 업무에 대형언어모델(LLM)을 적용한 프로젝트를 81개나 시작했다. 모델 자체보다는 응용에 집중해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율 하드웨어 분야에서 공격적이다. 대만 시나리오를 위한 트럭 발사 무인기 떼, 충성스러운 윙맨 호위기, 실험용 드론 모함, 중무장한 무인 수상함과 잠수함까지 수백 대 규모의 무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가 새로운 전장이다
AI 시스템의 연료는 데이터다. 하지만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중국은 방대한 민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군사 AI에는 원격측정, 물류 흐름, 실전 데이터 같은 특수한 운영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는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군은 수십 년간의 전 세계 작전에서 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문제는 이 데이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데이터 준비' 과정이었는데, 최근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위험도 등장했다. 적들이 '간접 프롬프트 주입'이나 데이터 오염을 통해 AI 시스템을 오도하려 할 수 있다. 데이터가 공격의 새로운 벡터가 된 것이다.
인간과 기계의 새로운 파트너십
미국 국방부는 실험에서 실전 운용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초기에는 컴퓨터 비전을 정보 업무에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를 단순한 챗봇이 아닌 임무 파트너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두 가지 핵심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첫째는 에이전트 경보다. 정적인 센서 융합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다중 모드 데이터 스트림에서 능동적으로 이상 징후를 찾아내고, 복잡하고 시끄러운 전장에서도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잠수함 신호를 식별한다.
둘째는 에이전트 계획이다. 전통적인 군사 계획 수립에는 몇 달이 걸리지만, 에이전트 시스템은 몇 분 만에 행동 방침을 생성하고 검증한다. 물리학 기반 시뮬레이션과 결합해 적이 움직이기 전에 수천 가지 '만약에' 시나리오를 실행할 수 있다.
동맹의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이 우위를 유지하려면 전쟁 방식 자체를 재구상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간이 모든 행동을 승인하는 '루프 내(in the loop)' 방식에서, 지휘관이 의도를 설정하고 위험을 관리하되 기계가 속도에 맞춰 실행하는 '루프 상(on the loop)'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동맹국들과의 협력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AUKUS나 NATO 파트너들과 에이전트 계획 및 경보 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 미국이 기계 속도로 싸우는데 동맹국들이 수동 프로세스에 머물러 있다면 연합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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