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폭죽을 다시 허용하는 진짜 이유
중국 지방정부들이 설날 폭죽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경제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심 달래기용 정책일까, 아니면 더 깊은 의도가 있을까?
20년 넘게 금지됐던 폭죽이 중국에서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올해 설날(2월 17일)을 앞두고 중국 각 지방정부들이 잇달아 폭죽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이다.
20년 만의 대반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들이 앞다퉈 폭죽 금지령을 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대기오염과 화재 위험을 이유로 도입된 강력한 규제가 20년 만에 대폭 완화되는 것이다.
다롄을 비롯한 동북 지역 도시들은 아예 "폭죽 자유구역"을 지정했다. 시민들은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마음껏 폭죽을 터뜨릴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폭죽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0% 급증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에게 설날 폭죽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악귀를 쫓고 복을 부르는 의식이자, 가족이 모여 새해를 맞는 핵심 문화다. 그런 전통을 20년간 억눌러왔던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민심 달래기의 정치학
타이밍이 의미심장하다. 중국 경제가 5% 성장률을 겨우 달성하며 둔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경제적 불만이 정치적 불안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억눌렸던 국민 감정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자유"라도 돌려주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우리 전통을 다시 인정해준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소셜미디어에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 문제는 폭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냉소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제적 계산도 숨어있다
폭죽 산업 부활은 내수 소비 진작 효과도 노린다. 폭죽 제조업체들은 벌써 생산량을 2배 늘렸고, 관련 일자리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운 농촌 지역에서 폭죽 제조는 중요한 소득원이다.
설날 관광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 폭죽을 볼 수 있는 도시들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호텔 예약률이 4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축제 경제가 되살아나는 셈이다.
하지만 환경 문제는 여전하다. 대기오염 지수는 폭죽이 허용된 도시에서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은 "제한적 허용"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유지하며 딜레마를 드러내고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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