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신 호위함, 태평양에 처음 나타났다
중국 해군 최신 호위함 054B형 뤄허함이 랴오닝 항모전단과 함께 서태평양에서 처음 확인됐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이 배치는 중국의 원해 작전 능력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준다.
취역한 지 16개월. 중국 해군의 최신 호위함이 항모전단에 합류해 태평양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일본 방위성은 5월 26일, 자위대가 전날 오키노토리시마 남서쪽 약 880km 해상에서 항공모함 랴오닝(遼寧)과 호위 함정 4척을 추적했다고 발표했다. 이튿날에는 랴오닝 갑판에서 함재기와 헬기의 반복적인 이착함도 확인됐다. 그런데 이번 배치에서 관측자들의 시선을 끈 것은 랴오닝 자체가 아니었다. 호위 전대 속에 섞인 낯선 함정, 054B형 호위함 뤄허(洛河, 함번 545)였다.
뭐가 달라졌나: '054B'라는 이름이 중요한 이유
054B형은 NATO 코드명 '장카이 III급'으로, 10년 넘게 중국 해군의 주력 다목적 호위함 역할을 해온 054A형의 후계 함종이다. 뤄허는 2025년 1월 취역했고, 이번이 항모전단 편입이 공식 확인된 첫 사례다.
정확한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군사 분석가들은 054B형이 위상 배열 레이더, 소나, 스텔스 설계, 전투 관리 시스템 전반에 걸쳐 전작 대비 대폭 개량됐다고 본다. 중국 군사 매체는 특히 AI 보조 전투 관리 시스템이 방공 사각지대를 줄이고 복합 함대 작전 중 반응 속도를 높인다고 선전했다. 대잠전(ASW) 능력도 주목된다. 054B형은 Z-20F 대잠헬기 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항모전단의 잠수함 방어 임무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이번 배치에서 또 하나 눈에 띈 것은 901형 고속 전투지원함 후룬후(呼倫湖)의 동행이었다. 대형 보급함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이번 작전이 단순한 연안 훈련이 아니라, 본토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의 지속 작전을 상정한 것임을 시사한다.
왜 지금인가: 정상화되는 '제1도련선 바깥'
중국 항모가 일본~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 바깥에서 작전하는 것 자체는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배치는 두 가지 면에서 이전과 결이 다르다.
첫째, 속도다. 054B형이 취역 1년 4개월 만에 항모전단 원해 작전에 투입됐다는 사실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PLAN)이 신형 플랫폼을 단순히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전 통합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월 19일에는 뤄허가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사이의 전략적 해협인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진출한 것도 처음 확인됐다.
둘째, 구조다. 현재 중국은 항공모함 3척 체제를 갖추고 있다. 랴오닝과 산둥(山東)이 수년째 운용 중이고, 2025년 11월 취역한 푸젠(福建)은 미 해군 최신 항모에 적용된 방식과 유사한 전자기 캐터펄트를 탑재해 아직 전력화 과정에 있다. 여기에 강력한 055형 렌하이급 구축함, 그리고 이번에 합류한 054B형 호위함이 더해지면서, PLAN의 항모전단 구조는 055형이 방공·지휘를, 054B형이 대잠전·근접 호위를 맡는 층위형 전투단 형태로 수렴되고 있다. 미 해군의 항모전단 편제와 닮아가는 모습이다.
타이밍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 배치는 미일, 미필 연합 군사훈련이 제1도련선과 대만 주변 해역에서 집중되는 시기와 맞물렸다. 대만 언론은 랴오닝 전단의 이번 출동이 강화되는 동맹국 군사 협력에 대한 베이징의 대항 압박 시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시각: 이 배치를 누가 어떻게 읽는가
일본 입장에서 미야코 해협은 PLAN의 태평양 진출 주요 관문이다. 이 해협을 통한 중국 해군의 통과 횟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었다. 이번에 최신 전투함이 그 관문을 처음 통과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의 관점에서 이 흐름은 더 넓은 전략 경쟁의 일환이다. 중국이 함대 규모 확장에서 통합 항모전단 운용 능력 강화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는 점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전제 중 하나를 다시 검토하게 만든다.
반면 베이징의 공식 서사는 다르다. 중국은 이러한 배치를 주권적 권리의 정상적 행사이자,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 존재에 대한 균형추로 묘사한다. 중국 해군의 원해 작전이 '공세적'인지, 아니면 성장하는 강대국의 '방어적 확장'인지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엇갈린다.
한국의 경우, 직접적 연루는 없지만 무관하지도 않다. 서태평양에서 중국 항모전단의 작전 반경이 넓어질수록, 한반도 유사시 미 해군의 전력 투사 경로와 속도에도 변수가 생긴다. 한국 해군이 추진 중인 경항모 및 차세대 호위함 사업의 전략적 근거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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