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무원들이 몰래 쓰는 그 AI
중국 정부가 보안 위험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공무원과 기업들 사이에서 OpenClaw 열풍이 불고 있다. DeepSeek 신드롬의 재현인가, 아니면 더 복잡한 이야기인가?
중국 정부가 "쓰지 말라"고 경고한 AI 툴을 중국 공무원들이 앞다퉈 쓰고 있다.
OpenClaw. 서방에서 개발된 이 AI 에이전트 툴이 지금 중국 전역의 지방정부와 대형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조용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에서 전해진 이 소식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벽을 넘어서라도 쓰고 싶은 이유
Wang은 중국 대형 테크 기업의 35세 콘텐츠 디렉터다. 그가 OpenClaw를 쓰기까지의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회원 가입, 결제 수단 확보, 별도의 '게이트웨이' 설정까지 — 중국 인터넷 환경에서 서방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따르는 여러 단계의 장벽을 하나씩 넘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결국 데스크톱에서 OpenClaw를 실행시켰다.
이 장면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실질적인 업무 효용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 번거로움을 감수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Wang 혼자가 아니라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DeepSeek 열풍'의 데자뷔
올해 초, 중국산 AI 모델 DeepSeek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을 때 중국 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당시 중국 소비자와 기업들은 정부의 데이터 보안 우려 속에서도 DeepSeek을 빠르게 채택했다. 이번 OpenClaw 열풍은 그 역방향 버전이다 — 이번엔 서방 기술을 중국이 흡수하는 방향으로.
중국 당국은 이미 OpenClaw 사용이 데이터 유출 등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그럼에도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 기업들은 발 빠르게 OpenClaw의 경쟁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 같은 기능을 '중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다.
한국 기업에게 이 이야기가 남기는 질문
표면적으로는 중국 이야기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현상은 글로벌 AI 경쟁의 단면을 보여준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툴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중국이 서방 AI 툴을 빠르게 흡수하고, 동시에 자국산 대체재를 만들어내는 속도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경쟁 압박으로 작용한다. '좋은 툴이면 장벽을 넘어서라도 쓴다' — 이 사용자 심리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또한 정부의 보안 경고와 현장의 실제 사용 사이의 간극은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국내 공공기관에서도 ChatGPT 사용 금지 지침이 내려진 뒤 실제 업무 현장에서의 사용이 완전히 근절됐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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