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3곳, 세계 톱20 진입
미국 제재로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급성장. AMEC, SMEE, 나우라가 세계 톱20 진입하며 공급망 지형 변화 가속화
3곳. 2022년 단 1곳에서 2025년 3곳으로.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세계 톱20에 이름을 올린 숫자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역설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이 세계 5위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로 올라섰고, AMEC과 SMEE도 톱20 안에 진입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중국 업체는 나우라 1곳뿐이었다.
제재가 만든 역설적 성장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할수록, 중국 내 자급자족 압박은 커졌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국산 장비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나우라의 경우 2025년 매출 기준 세계 5위까지 올라섰다. 식각 장비와 청소 장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AMEC(Advanced Micro-Fabrication Equipment China)는 식각 장비 전문업체로, 실리콘밸리 출신 창업자가 이끌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SMEE(Shanghai Micro Electronics Equipment)는 노광 장비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비록 ASML의 최첨단 EUV 장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숙한 공정용 장비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지각변동
이런 변화는 단순한 순위 변동이 아니다. 반도체 장비 산업의 공급망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전통적으로 반도체 장비 시장은 ASML(네덜란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미국), 도쿄일렉트론(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독점해왔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부상으로 이 구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국산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중국 내 반도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장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성능 격차는 여전하지만, 성숙한 공정에서는 충분히 대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
이 변화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해외 최첨단 장비에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성장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우선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산 장비의 부상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특정 공정에서는 중국 장비를 활용해 원가를 절감할 가능성이 열린다. 실제로 일부 한국 중소 반도체 업체들은 이미 중국산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기술 유출이나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산 장비 도입은 정치적 리스크를 수반한다.
한국의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영향을 받는다. 테스나 원익IPS 같은 국내 장비업체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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