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금을 사고 미국채를 파는 진짜 이유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중국의 금 보유량이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갈등 속 중국의 달러 의존도 탈피 전략을 살펴본다.
5,000달러. 금 1온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보다 훨씬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 금 보유량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공식 발표한 수치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동시에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여가고 있다.
숨겨진 금고의 비밀
중국의 금 매입은 단순한 투자 전략이 아니다. 베이징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금 보유량과 실제 보유량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러 경로를 통해 금을 축적하고 있다고 본다. 중앙은행의 공식 매입 외에도 국유기업, 정부 산하 투자기관들이 각각 금을 사들이고 있어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자국 내 금 생산량도 세계 1위다. 연간 300톤 이상을 생산하면서도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에서의 지속적인 매입까지 더하면, 실제 보유량은 공식 발표치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달러에서 금으로, 전략적 선택
중국의 금 매입 증가는 미국채 매도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2년간 중국은 미국채 보유량을 15% 이상 줄였다. 이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넘어선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미국이 경제 제재를 무기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달러 자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은 어떤 국가도 동결하거나 몰수할 수 없는 자산이다. 국제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수록 금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부각된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터키, 인도 등 여러 국가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 미치는 파장
중국의 금 매입 러시는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금값 상승으로 국내 금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의 거래량은 작년 대비 40% 증가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에게는 부담이다. 전자제품,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금의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은 원자재 비용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우려는 글로벌 통화 질서의 변화다. 중국이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는 이런 변화가 환율 변동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새로운 금본위제의 전조?
일각에서는 중국의 행보가 새로운 형태의 금본위제 복귀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1971년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한 이후 완전한 금본위제로의 복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국제 결제에서 금의 역할이 다시 커질 가능성은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양국 간 무역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금이 준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한다면,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질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여전히 견고하고, 미국 경제의 규모와 금융시장의 깊이는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잡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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