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 첫 해상 훈련, 인도는 왜 빠졌을까
BRICS가 첫 군사 훈련을 실시했지만 창립멤버 인도가 불참하며 내부 균열을 드러냈다. 중국-인도 갈등과 미국 압박이 만든 복잡한 지정학적 딜레마를 분석한다.
10개국 중 9개국이 참여했지만, 정작 올해 의장국인 창립멤버는 빠졌다. BRICS가 처음으로 군사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Will for Peace 2026' 해상훈련에서 인도의 부재는 이 경제협력체가 안보 동맹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한계를 보여준다.
경제에서 군사로, BRICS의 새로운 실험
1월 9일부터 16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이먼스타운에서 진행된 이번 훈련은 BRICS가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군사 협력이다. 인도-대서양 교차로에 위치한 이 전략적 요충지에서 중국이 주도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주최한 가운데, 러시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해군이 참여했다. 브라질, 이집트,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는 관찰국으로 참석했다.
훈련 명목은 "핵심 해상 운송로와 해상 경제활동의 안전 보장을 위한 공동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해상 안보 훈련을 넘어선다. BRICS가 서구 주도의 다자기구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제 안보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BRICS는 2024-25년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 5개국을 새로 받아들이며 10개국 체제로 확대됐다.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에게는 서구 중심 국제질서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는 왜 불참했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도의 부재였다. 인도는 BRICS의 창립멤버일 뿐만 아니라 올해 브라질로부터 의장국을 넘겨받은 상황이다. 인도 외교부는 "이번 해상훈련은 순전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도로 진행된 것이며 공식적인 BRICS 활동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인도의 불참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중국이 주도하는 안보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분쟁을 비롯해 지역 및 국제 질서에서 지속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특히 인도양에서의 해상 패권을 두고 양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외부 압박도 인도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BRICS를 "반미적"이라고 공개 비난하며 달러 공격을 시도한다고 비판했다. 이미 미국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로서는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란의 참여를 강하게 비판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란 군함의 합동훈련 참여를 허용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로 인해 남아공 정부는 조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했고, 남아공 대통령이 이란에게 참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글로벌 남반구의 새로운 실험
그럼에도 10개국 중 9개국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한 것은 의미가 크다. BRICS가 경제 협력을 넘어 안보 영역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정식 군사동맹은 아니지만, 서구 중심의 안보 체제에 대한 대안적 플랫폼으로 발전할 여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기존의 NATO나 미국 중심의 안보 체제와는 다른, 더 수평적이고 상호 존중에 기반한 협력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다.
하지만 내부 갈등도 뚜렷하다. 중국과 인도의 경쟁은 BRICS가 통일된 안보 비전을 구축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두 나라는 BRICS 내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와 인구를 가진 핵심 국가들이다. 이들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BRICS의 안보 협력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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