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이 도박인가, 금융상품인가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23명이 예측시장 규제기관에 주 정부 소송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급성장하는 예측시장을 둘러싼 규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9건. 현재 미국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칼시(Kalshi) 관련 소송 건수다. 매사추세츠주 법원은 이미 이 회사가 도박 라이선스 없이 스포츠 베팅을 제공했다며 영업 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지금 연방 차원에서는 정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금요일, 애덤 쉬프 상원의원을 필두로 한 민주당 의원 23명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서한을 보냈다. 내용은 명확했다: "주 정부가 제기한 예측시장 소송에 개입하지 말라."
연방 vs 주정부, 관할권 전쟁
예측시장은 실제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거는 플랫폼이다. 대선 결과부터 지정학적 갈등, 심지어 슈퍼볼 경기까지 베팅 대상이다. 문제는 이것을 '도박'으로 봐야 할지 '파생상품'으로 봐야 할지가 애매하다는 점이다.
현재 연방정부는 예측시장을 파생상품으로 분류해 CFTC 관할로 두고 있다. 하지만 주 정부들은 다르게 본다. 이들은 예측시장이 본질적으로 도박이므로 주 차원의 도박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갈등의 핵심에는 폴리마켓(Polymarket)과 칼시 같은 대형 플랫폼들이 있다. 폴리마켓은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이스라엘에서 군사 기밀을 이용해 베팅한 혐의로 2명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정부의 180도 전환
바이든 행정부 시절 CFTC는 예측시장에 제동을 걸려 했다. 2024년 스포츠와 정치 관련 계약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2월 마이클 셀리그가 CFTC 위원장에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취임 직후 베팅 금지 제안을 철회하고, 주요 예측시장 기업 CEO들을 포함한 새로운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셀리그는 이번 주 블룸버그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철학을 분명히 했다. "이것들은 베팅이 아니다. 하우스를 상대로 도박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예측시장을 스포츠 도박과 동일시하는 시각을 강하게 반박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딜레마
국내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다. 가상자산 기반 예측시장 서비스들이 등장했지만, 이를 도박으로 볼지 금융상품으로 볼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금융당국은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대기업들도 이런 플랫폼에서 거래 대상이 되고 있다. 만약 국내에 본격적인 예측시장이 도입된다면, 우리도 비슷한 규제 딜레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로비 전쟁의 시작
예측시장 업계도 가만있지 않고 있다. 션 패트릭 말로니 전 하원의원이 이끄는 '예측시장연합'은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주 정부 도박위원회가 파생상품 시장을 감독할 역량이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드래프트킹스 같은 기존 스포츠 베팅 업체들도 예측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대주주인 트루스 소셜도 '트루스 프리딕트'라는 자체 예측시장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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