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빅테크에 "과도한 경쟁 중단하라" 경고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을 소환해 춘절 프로모션 전쟁과 AI 서비스 경쟁에서 '내권화'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수십억 위안을 쏟아붓는 춘절 프로모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베이징 당국이 직접 나서 “과도한 경쟁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당국의 직접적 개입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지난 금요일 알리바바, 바이트댄스의 더우인, 바이두, 텐센트, 징둥닷컴, 메이투안, 그리고 알리바바의 즉석배송 사업부인 타오바오 인스턴트 커머스 등 7개 주요 기술 기업을 소환했다고 토요일 발표했다.
SAMR은 이들 기업에게 “프로모션 활동을 더욱 규범화하고” 모든 형태의 “내권화 경쟁”을 피하라고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내권화(內卷, neijuan)는 중국에서 과도하고 비생산적인 경쟁을 뜻하는 용어로, 전기차부터 음식 배달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벌어지는 출혈 경쟁을 지칭한다.
당국은 “플랫폼들이 공정하고 경쟁적인 시장 환경을 공동으로 유지해 플랫폼 경제 내 혁신과 건전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절과 AI, 두 전선의 전쟁
이번 경고는 중국 기술 기업들이 올해 가장 중요한 쇼핑 시즌인 춘절을 앞두고 격화된 사용자 유치 경쟁을 벌이는 시점에 나왔다. 특히 인공지능 앱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사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바이두는 자사 AI 챗봇 어니의 사용자 확대를 위해, 알리바바는 쇼핑과 AI 서비스 통합을 통해, 바이트댄스는 더우인의 AI 기능 강화를 통해 각각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현금 지급, 할인 쿠폰,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경쟁적으로 제공해왔다.
규제 당국의 딜레마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복잡한 정책적 고민을 드러낸다. 한편으로는 기업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자원 낭비와 시장 질서 훼손을 우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내 기업들이 서로 소모적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해외 경쟁사에 맞서 협력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OpenAI나 구글 같은 해외 AI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내부 소모전”은 전체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파장
이번 규제는 중국을 넘어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경쟁을 자제하게 되면, 그 여력을 해외 시장 확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중국 기술 기업들의 공세가 더욱 체계화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도 이는 양날의 검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들이 AI 서비스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동시에 더욱 조직화된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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