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위크에서 AI가 옷을 입혀준다면
디자이너 케이트 바튼이 IBM AI와 함께 선보인 패션쇼. 가상 피팅부터 다국어 상담까지, 패션업계의 AI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가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2028년, 패션쇼장에서 AI 상담사를 만나는 게 당연해질까
뉴욕 패션위크 토요일, 디자이너 케이트 바튼의 쇼장에서는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관객들이 런웨이 의상을 보며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AI 에이전트가 15개 언어로 답변했다. 가상현실로 옷을 입어볼 수도 있었다. IBM Watsonx를 기반으로 한 이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었다. 패션업계가 조용히 진행 중인 AI 혁신의 공개적 선언이었다.
바튼은 "기술은 옷 주변의 세계를 확장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AI는 세트 디자인처럼, 컬렉션 세계로의 "포털" 역할을 한다. 단순히 'AI를 위한 AI'가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는 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브랜드들이 AI를 숨기는 이유
하지만 패션위크에서 AI를 공개적으로 활용한 브랜드는 많지 않았다. 바튼은 "많은 브랜드가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조용히 운영 부문에서만 쓴다"고 말했다. 공개적 사용을 꺼리는 이유는 평판 리스크 때문이다.
Fiducia AI의 CEO 가네시 하리나스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AI를 실험하고 있지만, 챗봇이나 콘텐츠 생성 같은 표면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진짜 변화는 더 깊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더 나은 프로토타이핑, 시각화, 생산 결정, 그리고 몰입형 패션 경험이 그것이다.
한국 패션업계는 어떻게 대응할까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무신사나 29CM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이미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가상 피팅이나 AI 스타일링 상담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리나스는 2028년까지 패션 분야 AI가 정상화되고, 2030년에는 리테일 운영의 핵심에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이제는 올바른 파트너를 찾고 책임감 있게 운영할 팀을 구성하는 것이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인간을 지우는 기술은 거부한다
바튼의 철학은 명확하다. "기술이 사람을 지우는 데 사용된다면, 나는 반대한다."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자동화된 패션이 아니라, 새로운 도구를 통해 장인정신을 높이고 스토리텔링을 깊게 하며, 더 많은 사람을 경험에 참여시키는 패션이다.
IBM 컨설팅의 디 와델은 "영감, 제품 인텔리전스, 참여가 실시간으로 연결될 때, AI는 단순한 기능에서 성장 엔진으로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바튼은 관객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고 믿는다. "그들은 혁신과 회피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명확한 담론, 명확한 라이선스, 명확한 크레딧, 그리고 인간의 창의성이 "성가신 간접비가 아니라는" 공유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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