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광물 패권, 미국 vs 중국의 새로운 전장
케이프타운 광업 컨퍼런스에서 벌어진 미중 경쟁. 배터리 핵심 광물을 둘러싼 아프리카 쟁탈전의 실상과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코발트, 희토류. 이 광물들의 70%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나온다. 그리고 지금, 이 대륙에서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아프리카 최대 광업 컨퍼런스 '아프리카 광업 투자 인다바'에서 이 경쟁의 실상이 드러났다. 미국 국무부, 에너지부, 그리고 여러 개발기관 관계자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석한 것이다.
중국의 기술력 vs 미국의 자금력
중국 기업들은 이미 아프리카 광업계의 강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자동화 기술과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기술적 우위를 과시했다. 중국광물공사(China Minmetals)와 자쯔안 그룹(Zijin Mining)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20개 이상의 대형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자금 지원과 인프라 개발을 통해 아프리카 정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향후 5년간 아프리카 광업 부문에 1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은 '효율성'을, 미국은 '지속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딜레마
아프리카 국가들은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중국의 투자는 빠르고 조건이 단순하다. 반면 미국의 지원은 환경 기준과 거버넌스 개선 조건이 까다롭다.
콩고민주공화국 광업장관 안토와네트 은삼바 카팡가는 "우리는 파트너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단일 국가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콩고 코발트 생산의 80%를 중국 기업이 통제하고 있다.
잠비아와 가나 같은 국가들은 미국과의 협력을 늘리려 하지만, 이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잠비아의 경우 구리 광산 6곳 중 4곳이 중국 자본이다.
한국 기업들의 선택
이 경쟁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같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확보가 생존과 직결된다.
현재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을 통해 아프리카 광물을 조달하는 비중이 높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공급망 다변화 압박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도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직접적인 광물 조달 루트 개발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아프리카 직접 투자의 리스크다. 정치적 불안정, 인프라 부족, 환경 규제 등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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