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vs 마이크로소프트, AI 칩 전쟁이 시작됐다
아마존이 자체 AI 칩 트레이니움으로 클라우드 1위 자리를 지키려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추격 속에서 승부처는 비용 효율성이다.
2조 5400억 달러. 아마존의 시가총액이다. 하지만 작년 매그니피센트 7 중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클라우드 사업 AWS의 성장률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오늘 밤 아마존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스트리트가 주목하는 건 하나뿐이다. AWS가 다시 20% 성장을 회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열쇠는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AI 칩 트레이니움에 있다.
클라우드 1위의 위기감
AWS는 여전히 클라우드 시장 1위다. 하지만 추격자들의 속도가 무섭다. 2025년 예상 성장률을 보면 AWS 19.1%,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26.1%, 구글 클라우드 35.8%다.
"규모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AWS 매출 규모가 1778억 달러로 가장 크니까.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주가도 따라간다.
3분기에 AWS가 20.2% 성장하며 기대치 18.1%를 넘어섰을 때, 아마존 주가는 9.6% 급등했다. 하지만 그 이후 8.5%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원한다는 뜻이다.
트레이니움, 엔비디아에 맞선다
아마존의 해법은 자체 AI 칩이다. 2015년 스타트업 아나푸르나 랩스를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CPU 그래비톤, AI 가속기 트레이니움과 인퍼렌시아를 차례로 출시했다.
목표는 명확하다.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엔비디아 칩은 비싸고 구하기 어렵다. 반면 자체 칩은 훨씬 저렴하다.
서큘러 테크놀로지의 브래드 가스트위스는 "엔비디아는 천문학적 가격을 매기고 있다"며 "맞춤형 칩은 훨씬 저렴해서 AWS가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WS 부사장 데이비드 브라운은 더 직설적이다. "GPU가 할 수 있는 일 중 트레이니움이 못 하는 건 거의 없다."
고객사도 윈윈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대표적 사례다. 클로드 챗봇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트레이니움을 써서 훈련과 추론 비용을 50%까지 줄이고 있다.
결과는 놀랍다. 앤스로픽은 2026년 매출 전망을 150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2027년에는 390억 달러에서 460억 달러로 올렸다.
비용이 줄어들자 사업이 더 잘 되는 선순환이다. AWS 입장에서도 최대 파트너사가 잘 되면 자신들도 덩달아 성장한다.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로스 MKM의 로히트 쿨카르니 애널리스트는 "AWS가 AI 클라우드의 새로운 세계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70달러에서 295달러로 올렸다.
하지만 순탄하지만은 않다. 베어드는 "고객들이 워크로드를 다양화하면서 마찰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스로픽조차 일부 작업은 구글 클라우드에서 처리한다.
국내 기업들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로, SK하이닉스는 HBM으로 AI 칩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처럼 자체 칩을 개발하는 클라우드 업체가 늘어나면 기존 반도체 업체들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IT 기업들도 고민이 깊을 것이다.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AI 서비스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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