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투자 위해 200억 달러 채권 발행... "내 광고비는 안전할까?
구글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섰다. 하지만 AI가 검색 광고 사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처음 공개했다. 광고주와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가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 두 단어로 답했다. "컴퓨팅 용량." AI 시대의 승부처가 바로 여기 있다는 뜻이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고 2월 7일 발표했다. 원래 계획했던 1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나 늘어난 규모다. 심지어 100년 만기 채권까지 포함됐다. 구독 신청이 5배 몰렸다는 것은 투자자들도 구글의 AI 베팅에 확신을 갖고 있다는 신호다.
1,850억 달러의 무게
구글이 올해 투입할 수 있는 설비투자 상한선은 1,850억 달러다.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AI 칩을 사들이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연결할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한다.
하지만 구글은 처음으로 이런 대규모 투자의 '어두운 면'도 인정했다. 연간 보고서에 새로운 리스크 요인들을 추가한 것이다. "제3자 운영업체와의 대규모 임대 계약으로 비용과 운영 복잡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쉽게 말해 '돈은 많이 쓰는데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것은 AI가 구글의 핵심 사업인 광고를 위협할 수 있다고 처음 공개적으로 인정한 점이다. "소비자들이 생성형 AI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인터넷 검색 사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광고주들이 알아야 할 것
그렇다면 구글에 광고비를 쓰는 기업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아직은 안전해 보인다. 4분기 광고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822억 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제미나이 AI의 월간 활성 사용자도 7억 5천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감지된다. 사람들이 "ChatGPT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굳이 구글 검색을 할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면, 검색 광고의 가치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구글도 이를 의식해 "새로운 광고 형식과 전략을 개발하고 있지만,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국내 광고주들에게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로컬 플랫폼과 구글 사이에서 광고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특히 AI 검색이 본격화되면 기존 SEO 전략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빅테크의 AI 군비경쟁
구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까지 포함하면 올해 빅테크 4사의 설비투자는 작년 대비 6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이 모두 같은 곳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승자독식' 구조다. AI 시장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구글이 OpenAI와 Anthropic을 따라잡기 위해 거액을 베팅하고 있지만,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피차이 CEO가 "컴퓨팅 용량" 때문에 잠 못 이룬다고 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반도체로, SK하이닉스는 HBM으로 이 열풍의 수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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