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152엔선까지 급등한 이유는?
일본 재무장관 발언 후 엔화가 11월 이후 최고치로 급등. 한일 통화정책과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본다.
엔화가 하루 만에 7엔이나 급등했다. 화요일 한때 달러당 152엔까지 오르며 지난 11월 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불과 금요일에는 159엔까지 떨어졌던 엔화가 이렇게 급반등한 배경에는 일본 재무장관의 한 마디가 있었다.
재무장관 발언이 촉발한 개입 우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화요일 "과도한 환율 변동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언급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과의 공조 개입 가능성이다. 일본 단독 개입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양국 공조 개입에 대한 추측이 시장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 1985년 플라자 합의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처럼 주요국이 공조해 개입했을 때 환율은 극적으로 움직인 바 있다.
엔저의 양면성과 한계점
그동안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에 양날의 검이었다. 토요타, 소니 같은 수출 대기업들은 해외 매출을 엔화로 환산할 때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호황을 누렸다. 실제로 일본 주식시장은 엔저 덕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159엔까지 떨어진 엔화는 이미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었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고,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이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비를 짓누르고 있었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도 이런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이었다.
한국 기업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
엔화 강세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특히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같은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엔화가 강해지면 일본 제품의 해외 판매 가격이 올라가면서 한국 제품의 매력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반면 일본 소재·부품에 의존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은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에서 핵심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기업들은 원가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통화 개입의 새로운 시대
이번 엔화 급등은 단순한 환율 조정을 넘어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곡점을 보여준다. 미국이 일본의 개입을 묵인하거나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달러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달러가 너무 강하다"고 언급했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도 달러 약세를 통한 수출 경쟁력 회복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기존의 "강한 달러"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실용적인 환율 정책으로 전환할 신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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