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은행이 비트코인을 '일반 예금'처럼 관리한다고?
시티그룹과 모건스탠리가 암호화폐를 기존 은행 시스템에 통합하며 월가의 디지털 자산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것이 한국 금융업계에 미칠 파급효과는?
1억원어치 비트코인을 시티은행 통장에서 주식, 채권과 함께 관리할 수 있다면?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시티그룹이 올해 안에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수탁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암호화폐도 보관해드립니다'가 아니다. 기존 증권, 현금과 동일한 계좌 구조 안에서 비트코인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지갑 관리는 이제 그만
시티의 디지털 자산 수탁 책임자 니샤 수렌드란은 "비트코인을 은행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녀가 말하는 '은행화'의 핵심은 복잡함의 제거다.
"고객들은 지갑이나 키, 일회용 주소를 다루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은행 시스템 안에서 비트코인 노출을 원합니다."
실제로 시티의 계획은 야심적이다. 미국 국채, 해외 채권,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 그리고 비트코인을 하나의 마스터 계좌에서 관리한다. 고객은 SWIFT나 API를 통해 거래 지시를 내리면, 시티가 모든 청산과 결제를 처리한다.
모건스탠리도 가세
8조 달러 자산을 관리하는 모건스탠리도 움직임이 빠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ETF 신청서를 제출했고, E*TRADE 플랫폼에서 현물 암호화폐 거래를 도입하고 있다.
새로 임명된 디지털 자산 책임자 에이미 골든버그는 "기술을 임대할 수는 없다. 내부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자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24시간 시장의 도전
전통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면서 가장 큰 변화는 24시간 운영이다. 주식시장은 평일 낮에만 열리지만, 비트코인은 주말에도 거래된다.
시티는 이미 'Citi Token Services'라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을 통해 24시간 달러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 "24시간 자산인 비트코인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24시간 달러나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는 것이 수렌드란의 설명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올해 토큰화된 주식과 ETF를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 금융업계는 준비됐나
월가 거대 은행들의 움직임은 한국에도 시사점이 크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자산 사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는 제한적이다.
특히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은행들이 먼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면 자금 유출 가능성도 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 같은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해외 사례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모색 중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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