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화폐·도박 CEO들로 규제위원회 채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문위에 암호화폐와 도박 업계 CEO들을 대거 임명하며 규제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해충돌 논란과 함께 금융 규제의 미래가 주목받고 있다.
규제를 받는 자가 규제를 만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트럼프 대통령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새로운 자문위원회에 암호화폐 거래소와 온라인 도박 업체 CEO들을 대거 임명하면서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누가 규제 테이블에 앉았나
마이클 셀릭 CFTC 위원장이 발표한 '혁신자문위원회'에는 예측 시장, 암호화폐 거래소, 스포츠 베팅 앱 운영사의 최고경영진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CFTC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다.
문제는 단순히 업계 전문가를 자문위에 포함시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현재 CFTC로부터 라이선스를 받거나 규제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에 있다. 즉, 자신들을 규제할 룰을 직접 만드는 자리에 앉게 된 셈이다.
데일리 와이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임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규제 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암호화폐와 온라인 도박 산업에 대한 규제 장벽을 낮추려는 의도가 명확해 보인다.
왜 지금, 왜 이들인가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파격적인 인선을 단행한 배경에는 두 가지 계산이 있다. 첫째는 선거 공약 이행이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암호화폐 업계에 "규제 완화"를 약속했고, 이는 해당 업계로부터 상당한 정치적·재정적 지원을 받는 계기가 됐다.
둘째는 경제적 실용주의다. 암호화폐와 온라인 베팅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복잡한 규제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을 직접 규제 과정에 참여시켜 "현실적인" 규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를 "여우에게 닭장 열쇠를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한다. 규제의 본질적 목적인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이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글로벌 규제 트렌드와의 충돌
흥미롭게도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규제 트렌드와는 정반대 방향이다. 유럽연합은 암호화폐 자산 시장 규제법(MiCA)을 통해 더 엄격한 규제를 도입했고, 영국과 일본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 역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올해부터 시행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만 규제를 완화한다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규제 경쟁력"을 확보해 혁신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가 시장 불안정성을 키우고, 결국 더 큰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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