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란 정책, 현실성 없는 강경론만 남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란 정책이 구체적 해법 없이 강경 기조만 고수하며, 중동 불안정과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90. 지난주 국제유가(WTI)가 순간적으로 돌파한 가격이다.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 재개를 시사한 직후였다. 주유소 기름값이 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란 정책에 대해 "현실적인 계획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1기 때처럼 제재 강화와 압박만 되풀이할 뿐, 이란 핵 문제나 지역 안정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제재의 역설: 더 강해진 이란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1기의 '최대 압박' 정책은 이란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2018년 트럼프가 이란 핵합의(JCPOA)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는 3.67%에서 60%까지 치솟았다.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더 심각한 건 이란의 지역 영향력 확대다.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이 더욱 결속을 다졌다. 트럼프의 압박이 오히려 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미 연대를 공고히 한 격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한 전직 관계자는 "제재만으로는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입증됐다"며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카드의 한계
트럼프 진영은 중국을 압박해 이란 원유 수입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이미 2019년 이후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연간 100만 배럴 이상을 들여오고 있다.
문제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오히려 중국은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며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JP모건의 중동 전문가는 "중국이 이란 원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국제유가가 $120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는 미국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에 미치는 파장
트럼프의 이란 정책은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8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중동 불안정의 직접적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이란 시장 진출이 완전히 막힐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2차 제재)가 강화되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도 제재 대상이 된다.
실제로 트럼프 1기 때 현대건설은 이란 프로젝트에서 철수해야 했고, LG화학도 이란 진출 계획을 포기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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