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란 협상, 외교인가 전쟁 준비인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루비오 국무장관의 이스라엘 방문과 미군 철수 명령이 던지는 메시지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주어진 핵 협상 데드라인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동 해역에는 미 항공모함 2척이 배치되어 있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게는 "오늘 당장" 출국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외교와 군사적 압박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 복잡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협상장과 전장 사이의 줄타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다음 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3월 2-3일로 예정된 이번 방문은 그의 다섯 번째 이스라엘 방문이다. 국무장관 취임 이후 13개월 만에 다섯 번이니, 거의 3개월에 한 번꼴로 이스라엘을 찾고 있는 셈이다.
방문 목적은 명확하다. 이란과 레바논 관계, 그리고 가자지구를 위한 트럼프의 20개항 계획 이행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방문이 오스트리아에서 열릴 예정인 미-이란 4차 간접 협상과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이다.
한편 스위스에서 막 끝난 3차 협상에 대해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들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때로는 군사력을 사용해야 할 때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근과 채찍, 아니면 채찍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전략을 보면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보인다. 1월부터 제럴드 포드함과 아브라함 링컨함 등 2척의 항공모함이 이란 근해에 배치되어 있고, 이는 트럼프가 말하는 "대규모 함대"의 일부다.
압박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오퍼레이션 미드나이트 해머라는 작전명으로 이란의 3개 핵시설을 폭격한 것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진압에 대해 "미군이 장전을 마치고 준비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란도 만만치 않다. 테헤란은 미국과의 입장이 "많은 부분에서 가깝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의 "과도한 요구"를 철회하라고 맞받아쳤다. 미국이 핵 프로그램 해체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폐기, 헤즈볼라 등 지역 동맹 관계 단절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핵협정의 그림자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2015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의 재건을 목표로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협정을 파기한 것도 트럼프 1기 행정부였다. 당시 트럼프는 "역사상 최악의 거래"라며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했다.
그 결과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였고,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조차 작년 폭격으로 파괴된 3개 시설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IAEA는 이란이 이들 시설에서 핵농축을 중단했는지, 현재 핵물질 보유량이 얼마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만이 중재하고 있는 이번 협상에서 오만 외무장관은 "전례 없는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놨지만, 트럼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그들은 거기까지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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