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시장을, 유럽은 이상을 택했다
전기차 정책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중국과 유럽. 시장 친화적 중국 vs 후퇴하는 유럽의 기후 정책, 그 배경과 의미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선언했던 유럽연합이 이제 탄소배출량 90% 감축으로 목표를 완화하려 한다. 반면 '계획경제'의 대명사였던 중국은 시장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전기차 강국으로 부상했다. 기후 정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역설적 상황은 무엇을 의미할까?
유럽의 현실적 후퇴
유럽연합의 정책 완화는 단순한 목표 조정이 아니다. 폴크스바겐, BMW 같은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서 예상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 자동차 산업은 2024년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유럽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의욕도 식었다. 충전 인프라 부족, 높은 가격, 그리고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위협까지 겹치면서 유럽 내 전기차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2035년 완전 금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중국의 시장 중심 전략
중국의 접근법은 정반대다. 정부 주도의 하향식 계획보다는 시장의 신호에 귀 기울이며 정책을 조정해왔다. BYD, NIO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정부는 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특히 중국은 배터리 기술과 공급망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했다.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의 76%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으며, 핵심 원료인 리튬 가공에서도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런 기반 위에서 중국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
한국 기업들의 딜레마
이런 변화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려왔는데, 유럽의 정책 완화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BYD 같은 현지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같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고민이 깊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지면 배터리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동시에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목표 vs 경제 현실
유럽과 중국의 대조적 행보는 기후 정책의 근본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야심찬 목표 설정과 현실적 실행 사이의 간극이다. 유럽은 기후 리더십을 자처했지만, 산업계의 준비 부족과 소비자 저항에 부딪혀 후퇴하고 있다.
중국은 기후보다는 산업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지만, 결과적으로 전기차 보급에서 더 큰 성과를 거뒀다. 2024년 중국의 전기차(순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는 950만대를 넘어서며 전 세계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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