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1조 달러 국방예산, 왜 야당은 반대하나
대만 야당이 40조원 규모 특별 국방예산을 13조원으로 삭감하고 T-Dome 방어시스템을 포기하자고 제안. 중국 위협 속 대만 정치권의 갈등 심화.
대만 국방부가 야당의 특별 국방예산 삭감안에 강력 반발했다. 야당은 1조 2500억 대만달러(약 40조원)로 책정된 특별 군사예산을 4000억 대만달러(약 13조원)로 줄이고, 핵심 방어시스템인 'T-Dome' 계획을 포기하자고 제안했다.
국방부는 화요일 성명에서 "이런 계획은 실행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베이징의 증가하는 군사적 압박 앞에서 대만의 방어 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적 계산과 현실적 위협 사이
대만 입법원은 이 특별 예산안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여당인 민진당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방어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은 예산 규모가 과도하며, 더 효율적인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맞선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T-Dome' 시스템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을 모델로 한 다층 방공 시스템이다. 중국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핵심 방어망으로 설계됐지만, 야당은 비용 대비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이유
이 갈등은 단순한 대만 내정 문제를 넘어선다. 대만은 전 세계 반도체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도 대만산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대만 해협의 안정성은 한국 경제에도 직결된다.
만약 대만의 방어력이 약화돼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다면, 글로벌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 불안을 겪은 세계 경제에게는 또 다른 충격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딜레마
흥미로운 점은 대만의 이런 갈등이 민주주의 체제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국가라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대만은 야당의 반대와 여론의 압박 속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야당의 입장에도 일리가 있다. 4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정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지, 다른 사회적 필요(교육, 복지, 경제개발)를 희생해가며 군비에만 집중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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