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프와 페이팔이 동시에 투자한 인도 핀테크의 정체
Xflow가 166억원을 유치하며 국경 간 B2B 결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 한국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
10배 성장한 스타트업에 라이벌들이 투자한 이유
경쟁사가 경쟁사에게 투자하는 일은 흔치 않다. 하지만 스트라이프와 페이팔 벤처스가 동시에 인도 핀테크 Xflow에 166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가 작년 10억 달러 규모의 국경 간 결제를 처리하며 전년 대비 10배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벵갈루루 기반의 Xflow는 2021년 설립된 국경 간 B2B 결제 인프라 회사다. 창립자들은 모두 스트라이프 인도 사업부 출신이다. 이들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명확하다. 인도 수출업체들이 해외 결제를 받을 때 여전히 은행에 의존하며, 수수료와 정산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도 겪는 '똑같은 고민'
국경 간 결제의 불편함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익숙한 문제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로부터 대금을 받을 때 겪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은행 수수료는 얼마인지, 언제 입금될지, 환율 변동으로 실제 받는 금액이 얼마나 달라질지 미리 알기 어렵다.
Xflow의 접근법은 흥미롭다. 직접 결제 서비스를 만드는 대신, API를 통해 다른 플랫폼들이 국경 간 결제 기능을 자사 서비스에 embedded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동창립자 아난드 발라지는 "다음 Wise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 천 개의 Wise를 가능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1만 5천개 기업이 Xflow를 이용한다. 글로벌 기업의 인도 지사는 거래당 평균 100만-200만 달러, 상품 수출업체는 3만-4만 달러, 프리랜서는 3천 달러 규모의 결제를 처리한다.
AI가 환율 타이밍을 알려준다고?
Xflow의 차별점 중 하나는 AI 기반 환율 최적화 도구다. 기업들이 은행이 제시하는 환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원하는 목표 환율을 설정할 수 있게 해준다. 주식 거래의 '지정가 주문'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모델은 3일 예측에서 92% 신뢰도를 보인다고 회사 측은 주장한다. 물론 이 수치의 독립적 검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이런 도구의 가치는 분명하다.
한국 핀테크가 놓친 기회일까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서도 비슷한 니즈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중소 수출업체들, K-콘텐츠 제작사들, 해외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이 모두 국경 간 결제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 영역에서 눈에 띄는 한국 플레이어는 많지 않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국내 핀테크 대기업들은 주로 국내 시장에 집중해왔다. 반면 Xflow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인도라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하되, 100개국 이상에서 25개 통화로 결제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스트라이프와 페이팔이 경쟁사임에도 동시에 투자한 이유는 명확하다. 이들에게 Xflow는 경쟁사가 아니라 파트너다. Xflow가 더 많은 기업들을 국경 간 결제 생태계로 끌어들일수록, 전체 시장 파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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