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자리 놓고 벌써 경쟁 시작, 스페인이 첫 주자
라가르드 ECB 총재 임기 만료를 1년 앞두고 스페인이 후보 추천 의사를 밝혔다. 유로존 통화정책의 미래를 좌우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2025년 10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임기가 끝나기까지 아직 1년 이상 남았지만, 벌써 후임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
스페인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금융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라가르드 후임으로 자국 후보를 추천할 의사를 EU 관계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구체적인 인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는 ECB 총재 자리를 둘러싼 본격적인 정치적 각축전의 신호탄이다.
왜 이렇게 일찍 시작할까?
ECB 총재 선임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하는 복잡한 정치적 과정이다. 각국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 치밀하게 계산한다.
특히 이번 선임은 더욱 중요하다. 라가르드가 재임하는 동안 ECB는 코로나19 팬데믹, 인플레이션 급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연이은 위기를 겪었다. 차기 총재는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22조 유로 규모의 유로존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
스페인의 조기 출사표는 전략적이다. 일찍 후보를 내세워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ECB 총재 선임 과정을 보면, 초기에 강력한 후보를 제시한 국가가 협상 테이블에서 더 많은 발언권을 가져왔다.
스페인의 승산은?
스페인은 나름의 논리를 갖고 있다. 유로존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지만, 지금까지 ECB 총재를 배출한 적이 없다. 독일의 장 클로드 트리셰,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프랑스의 라가르드가 연이어 총재를 맡았지만, 스페인은 소외됐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ECB 총재 자리는 전통적으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빅3' 국가들이 돌아가며 차지해왔다. 특히 독일은 ECB 본부가 프랑크푸르트에 있고, 유로존 최대 경제국이라는 점을 내세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더욱이 차기 총재 선임은 다른 EU 주요 직책과의 '패키지 딜'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집행위원장, 유럽이사회 상임의장 등 다른 직책과의 균형을 고려해 국가별 배분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투자자들이 이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명확하다. ECB 총재의 성향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지고, 이는 곧 수십조 원 규모의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라가르드 체제 하에서 ECB는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팬데믹 기간 중 1조 8,500억 유로 규모의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렸다.
차기 총재가 '매파'(금리 인상 선호) 성향인지, '비둘기파'(금리 인하 선호) 성향인지에 따라 유로존 금리 정책의 미래가 결정된다. 이는 유럽 채권, 주식, 환율 시장은 물론 글로벌 자본 흐름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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