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봇 거인들이 뒤늦게 깨달은 것
소프트뱅크와 파낙이 AI 로봇 파트너십을 맺은 배경과 일본 로봇 산업이 직면한 '물리적 AI' 시대의 도전을 분석합니다.
파낙이 만드는 산업용 로봇은 세계 곳곳의 공장에서 30년 넘게 같은 동작을 반복해왔다. 그런데 지금, 이 로봇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하기 시작했다.
일본 최대 산업용 로봇 업체 파낙과 투자 대기업 소프트뱅크가 손을 잡았다. 목표는 하나다. 'AI가 몸을 가진' 새로운 시대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뒤처진 일본, 급한 불 끄기
일본은 40년간 산업용 로봇 강국이었다. 파낙, 야스카와전기, 가와사키중공업 등이 세계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물리적 AI'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물리적 AI란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동작을 반복하는 기존 로봇과 달리, 실시간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AI 로봇을 말한다. 엔비디아의 GPU와 머신러닝 기술이 핵심이다.
문제는 일본 기업들이 이 변화에 늦었다는 점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중국의 유니트리 로보틱스 등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동안, 일본은 기존 기술에 안주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일본 로봇 산업이 하드웨어에만 집중하는 사이 소프트웨어 혁신을 놓쳤다"고 인정했다.
파트너십의 속내
소프트뱅크와 파낙의 협력은 서로의 약점을 메우는 전략이다. 파낙은 50년 축적된 제조업 노하우와 글로벌 고객망을 갖고 있지만, AI 소프트웨어는 약하다. 반대로 소프트뱅크는 AI 투자와 데이터 분석에 강하지만 제조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두 회사는 공장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 이동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AI 로봇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정해진 위치에서만 작업했다면, 새로운 로봇은 공장 전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필요한 곳에서 일한다.
야스카와전기도 소프트뱅크와 유사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일본 로봇 업계 전체가 'AI 대전환'에 올라탄 셈이다.
한국 기업들은 어디에?
이런 변화가 한국에는 어떤 의미일까? 국내 로봇 업체들도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세계 7위 규모지만, 물리적 AI 기술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자동화에 AI를 도입하고 있고, LG전자는 서비스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처럼 대규모 파트너십을 통한 생태계 구축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한국 로봇 산업 전문가는 "일본의 움직임을 보고 배워야 할 때"라며 "단순히 기술 개발만으론 한계가 있고,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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