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신혼부부의 비극: 결혼식 날 포격으로 산산조각 난 행복
가자지구의 한 신혼부부가 결혼식 당일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신혼집을 잃고 비극을 맞았다. 반복된 연기 끝에 올린 결혼식은 축제가 아닌 구조 현장이 되었다.
하얀 드레스와 턱시도, 40명의 하객. 전쟁 중인 가자지구에서 무스타파와 네스마 알보르시 부부는 잠시나마 행복을 찾았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식이 끝나갈 무렵, 이스라엘의 포탄이 결혼식 텐트 바로 옆 건물을 강타하면서 축제의 날은 순식간에 구조 현장으로 변했다.
지난 금요일 동부 가자시티 투파 지역에 마련된 텐트에서 열린 결혼식은 소박했지만, 부부에게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신부 네스마(22세)는 알자지라에 “꿈에 그리던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이 혹독한 현실 속에서 행복한 순간을 훔치려 했고, 우리는 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신랑에서 구조대원으로
포격은 부부가 신혼집으로 삼으려 했던 직업훈련시설을 직격했다. 전쟁 중 피란민 보호소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화염과 연기, 비명이 현장을 뒤덮자 신랑 무스타파(29세)는 즉시 행동에 나섰다. 그는 “신부의 손을 잡고 친척들에게 보낸 뒤, 웨딩 재킷을 벗고 건물 안 사람들을 구하러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불타는 건물에서 부상자들을 구조하고, 온몸에 중상을 입은 조카를 끌어냈다.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이 공격으로 8명이 사망했으며, 이틀 후 8살 조카 모하마드도 끝내 숨졌다. 무스타파는 “나는 아직도 결혼식 때 입었던 옷을 입고 있다. 셔츠에는 조카의 핏자국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반복된 좌절과 깨진 희망
이들 부부의 결혼은 2023년 10월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계획되었지만, 계속해서 미뤄져야 했다. 2023년 12월에는 자발리아에 있던 집이 폭격당해 형 한 명을 잃었고, 2025년 3월에는 또 다른 형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10월 10일 두 번째 휴전이 발효되자, 이들은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휴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달간 4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는 등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이 수백 차례 기록되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부부의 결혼식 날 일어난 공격 역시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지역에서 발생했다.
모든 것을 잃은 부부는 현재 각자의 가족과 함께 별도의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무스타파는 “매번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있겠는가?”라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네스마는 “나의 기쁨은 산산조각 났다. 이곳에는 행복을 위한 공간이 단 한 발짝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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