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하라, 아니면" — 머스크의 문자가 재판정을 뒤흔들다
일론 머스크가 OpenAI 재판 이틀 전 그렉 브록먼에게 "이번 주 안에 당신과 샘은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OpenAI 측 제출 서류가 공개한 이 문자 한 줄이 소송의 본질을 뒤흔들고 있다.
"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당신과 샘은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재판 이틀 전, 일론 머스크가 OpenAI 공동창업자 그렉 브록먼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협박인지, 경고인지, 아니면 단순한 분노의 분출인지 — 해석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 문자 한 줄이 수십억 달러짜리 법정 공방의 성격을 다시 쓰고 있다.
재판장 밖에서 벌어진 일
지난주 머스크 대 OpenAI 재판이 시작되기 이틀 전, 머스크는 브록먼에게 먼저 합의를 제안하는 문자를 보냈다. 브록먼은 "양측 모두 소송을 취하하자"고 답했다. 이 정도면 대화가 시작될 법했다. 그런데 머스크의 다음 문자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OpenAI 측 변호인이 일요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머스크는 "고집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말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서류에는 실제 문자 화면 캡처는 포함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내용은 이 문자 교환을 증거로 채택해달라는 논거로 채워졌다. 그러나 담당 판사는 이를 증거 불채택으로 판결했다 — 합의 협상 과정의 발언은 법정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소송의 표면 아래
머스크의 소송이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이렇다. OpenAI가 비영리 설립 취지를 저버리고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려 한다는 것, 기술을 공공에 공개해야 한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손해배상과 변호사 비용까지 청구했다.
OpenAI 측 반소(countersuit)는 다른 그림을 그린다. 머스크가 초기 OpenAI 합류 당시 자신이 경영권을 갖지 못하자 탈퇴했고, 이후 경쟁사 xAI를 설립해 OpenAI를 약화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하라, 아니면" 문자는 OpenAI 측에 이 주장을 뒷받침할 서사를 제공했다.
법조계 관찰자들이 즉각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 AI 안전에 대한 철학적 우려가 소송의 동기라면, 협상 결렬 직후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이라는 위협은 어색하다. 반면 경쟁사 견제와 금전적 보상이 목적이라면, 이 문자는 논리적으로 맞아떨어진다.
법정 안팎의 이해관계
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머스크 측 유일한 전문가 증인은 법정에서 "AGI 개발 경쟁 자체가 위험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AI 안전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재판을 지켜보는 시선은 단순하지 않다. OpenAI에 투자한 기관들은 영리 전환 구조가 흔들릴 경우의 리스크를 계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라이선스 계약이 법정 공방의 대상이 된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xAI의 그록(Grok)과 OpenAI의 GPT 사이에서 기업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이 소송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AI 기업들에게 이 재판은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다. 비영리 설립 → 영리 전환 → 빅테크 파트너십이라는 OpenAI의 경로는 이미 여러 스타트업이 벤치마킹하는 모델이다. 법원이 이 구조에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는, 향후 AI 스타트업의 지배구조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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