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로봇 스타트업을 사는 진짜 이유
메타가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ARI를 인수했다. 소셜미디어 기업이 왜 로봇에 투자하는가? AGI로 가는 길이 물리적 세계를 통과해야 한다는 믿음이 빅테크의 전략을 바꾸고 있다.
아마존이 먼저 움직였다. 지난달, 아이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던 스타트업 Fauna Robotics를 인수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메타가 같은 게임판에 앉았다.
소셜미디어 기업이 로봇을 사는 날
메타는 4월 30일,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Assured Robot Intelligence(ARI)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ARI는 로봇이 복잡하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온 곳이다. 쉽게 말해, 집안일 같은 물리적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의 '두뇌'를 만들었다.
ARI의 공동창업자 두 명은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연구자들이다. Xiaolong Wang은 Nvidia 출신 연구자이자 UC 샌디에이고 부교수였고, Lerrel Pinto는 NYU에서 가르치다 Fauna Robotics를 공동창업한 인물이다. 바로 그 Fauna를 아마존이 지난달 인수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두 창업자 모두 다수의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메타의 AI 연구 조직인 Superintelligence Labs에 합류한다. 메타는 "이 팀이 로봇 제어와 자기학습, 전신 휴머노이드 제어를 위한 모델 설계에 깊은 전문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좋아요' 버튼을 만든 회사가 왜 로봇인가
표면적으로 이상하게 보인다. 하지만 1년 전 유출된 내부 메모는 메타가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AI 모델과 하드웨어 개발을 오래전부터 구상해왔음을 보여준다.
더 깊은 이유는 AGI, 즉 범용인공지능에 있다. 많은 AI 전문가들은 AGI로 가는 경로가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로봇이 물리적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학습할 때 비로소 진짜 지능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디지털 텍스트와 이미지만 먹고 자란 AI는 중력이 뭔지, 물컵이 왜 쏟아지는지를 '경험'으로 알지 못한다.
메타가 로봇을 사는 건 로봇 제품을 팔겠다는 선언이 아닐 수 있다. AI 모델을 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한 훈련 환경을 확보하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380억 달러냐, 5조 달러냐
이번 인수는 빅테크 전체가 달리고 있는 레이스의 일부다.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38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모건스탠리의 예측은 2050년까지 5조 달러다. 두 수치 사이의 간극이 130배에 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기술이 아직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아마존, 메타, 테슬라, 구글 등 빅테크들이 일제히 이 판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불확실한 시장에 이렇게 많은 자본이 동시에 몰리는 건, 역설적으로 '지금 안 들어가면 늦는다'는 공포가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현대자동차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로봇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 레이스에서 완전히 비켜서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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