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기면서 전자레인지? 감자튀김의 기름을 줄이는 법
일리노이대 연구팀이 전자레인지와 튀김을 결합해 기름 흡수를 줄이는 조리법을 개발했다. 맛과 식감은 유지하면서 지방 함량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감자튀김 한 조각이 기름을 잔뜩 머금는 건 '당연한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연구팀은 그 '당연함'에 물리학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기름은 어떻게 감자 속으로 들어가는가
감자튀김이 기름을 흡수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정교하다. 튀김 초반, 감자 조직의 기공은 수분으로 가득 차 있어 기름이 침투할 틈이 없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열이 가해지면서 수분이 증발하고, 비워진 공간에 음압(negative pressure)이 형성된다. 이 음압이 기름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튀김 과정의 상당 부분이 바로 이 음압 상태에서 진행된다.
연구를 이끈 Pawan Singh Takhar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소비자들은 건강한 음식을 원하지만, 막상 선택의 순간에는 욕구가 이성을 이긴다. 기름은 풍미를 주지만, 동시에 엄청난 열량을 가져온다."
해결책의 핵심은 음압 구간을 줄이고 양압(positive pressure) 구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전자레인지가 '압력'을 바꾼다
일반 오븐은 열이 바깥에서 안으로 전달된다. 반면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가 식품 내부까지 직접 침투해, 수분 분자를 진동시킨다. 이 진동이 내부에서 수증기를 빠르게 생성하고, 그 결과 음압이 아닌 양압이 형성된다. 기름이 빨려 들어갈 틈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자레인지만 쓰면 될까? 그렇지 않다. Takhar 교수는 "전자레인지만 사용하면 식감이 흐물흐물해진다"고 말한다. 바삭함을 내려면 전통 튀김 방식이 여전히 필요하다.
연구팀이 제안한 방법은 두 방식의 병합이다. 전통 튀김으로 바삭한 겉면을 만들고, 전자레인지 가열로 내부 압력을 조절해 기름 흡수를 억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온도, 압력, 부피, 식감, 수분, 기름 함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전용 마이크로파 튀김기를 직접 설계해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Current Research in Food Science와 The Journal of Food Science 두 저널에 각각 게재됐다.
이 연구가 식탁까지 오려면
연구 결과 자체는 흥미롭지만, 실용화까지의 거리는 아직 멀다. 몇 가지 현실적인 질문이 남는다.
첫째, 장비의 문제다. 연구팀이 설계한 마이크로파 튀김기는 실험실 수준의 특수 장비다. 이를 가정용이나 상업용 주방에 적용하려면 상당한 공학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국내 가전 업체인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이 원리를 적용한 복합 조리 기기를 개발한다면 어떨까 —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두 기업 모두 오랫동안 전자레인지와 오븐을 결합한 복합 조리 기기 시장에서 경쟁해 왔다.
둘째, 소비자의 수용 문제다. '기름이 적은 감자튀김'은 건강 측면에서 매력적이지만, 맛과 식감이 기존과 동일하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식감 유지를 강조하지만, 실제 소비자 대상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셋째, 패스트푸드 산업의 관심이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는 수십 년간 튀김 공정을 최적화해 왔다. 기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비용 절감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산업계의 관심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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