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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의 침묵하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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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의 침묵하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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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족 돌봄자가 6,300만 명으로 늘었다. 부모도 돌보고 자녀도 키우는 '샌드위치 세대'의 현실과 제도의 한계를 짚는다. 한국 사회에도 낯설지 않은 이야기.

직장에 다니면서 어머니 병원 예약을 잡고, 퇴근 후엔 아이 숙제를 봐준다. 이것이 미국에서 6,300만 명이 살아가는 일상이다.

AARP전미간병연맹(NAC)에 따르면 미국의 가족 돌봄자 수는 2020년 5,300만 명에서 2025년 6,300만 명으로 5년 사이 19%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병원비를 받지 않는다.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없다. 그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아픈 부모를 돌보고, 장애가 있는 형제를 챙기고, 노쇠한 배우자의 일상을 떠받친다.

'샌드위치'라는 이름의 무게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집단이 있다. 40~50대, 이른바 '샌드위치 세대'다. 위로는 늙어가는 부모, 아래로는 아직 손이 가는 자녀 사이에 끼어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두 방향의 돌봄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면서, 정작 자신의 커리어와 건강은 뒤로 미룬다.

연구에 따르면 샌드위치 세대 돌봄자들은 이미 유급 휴가 대부분을 돌봄 용무에 쓰고 있다. 자신의 건강검진이나 휴식을 위한 시간은 거의 남지 않는다. 승진을 포기하거나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일부는 아예 조기 퇴직을 선택한다. 이 결정은 단순히 개인의 희생으로 끝나지 않는다. 노동력 손실, 연금 공백, 그리고 돌봄 대상자의 케어 질 저하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낳는다.

이 부담은 여성에게 불균형적으로 쏠린다. 미국에서 가족 돌봄의 상당 부분을 여성이 담당한다는 사실은 통계로도 반복해서 확인된다. 돌봄 노동의 젠더 편향은 단순한 문화적 관성이 아니라, 여성의 경력 단절과 노후 빈곤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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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고령자법(Older Americans Act)이 식사 배달, 교통 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RAISE 가족 돌봄자법이 돌봄자 지원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법이 보장하는 유급 휴가는 없다. 가족의료휴가법(FMLA)은 최대 12주의 무급 휴가를 보장할 뿐이다.

일부 주는 앞서 나갔다. 캘리포니아는 최대 8주의 유급 돌봄 휴가를 제공하며, 저소득층에게는 임금의 최대 90%를 보전한다. 워싱턴주매사추세츠는 각각 12주까지 보장한다.

이제 펜실베이니아가 그 대열에 합류하려 하고 있다. 주 하원의원 제니퍼 오마라가 발의한 가족돌봄법(Family Care Act)은 2026년 3월 하원을 통과했다. 출산이나 가족의 중증 질환 발생 시 최대 12주의 유급 휴가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하원안은 고용주가 비용을 부담하되 소기업에는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이고, 상원 계류안은 근로자 급여의 최대 1% 공제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피츠버그가 있는 앨러게니 카운티는 미국에서 가장 고령화된 도시권 중 하나다. 205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5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지역에서 샌드위치 세대 돌봄자들은 이중 압박에 처해 있다. 인력 부족과 비용 상승으로 어린이집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동시에, 노부모의 요양 서비스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12주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 법안이 샌드위치 세대에게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돌봄의 성격에 있다. 출산이나 수술처럼 시작과 끝이 명확한 '단발성 사건'과 달리, 노부모 돌봄은 만성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 오늘 괜찮았던 어머니가 내일 갑자기 입원할 수 있다. 이런 돌봄에는 한 번에 몰아 쓰는 12주 블록보다 유연한 간헐적 휴가가 더 필요하다.

물론 간헐적 휴가는 고용주 입장에서 행정 부담이 크다. 일정 관리가 어렵고, 서류 처리도 복잡하다. 좋은 정책 설계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돌봄자의 필요와 고용주의 현실 사이 어딘가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임금 대체율 문제도 있다. 법안은 주당 573달러~995달러 상한선 내에서 임금의 90%를 보전한다.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의미 있는 수준이지만, 돌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병비, 교통비, 의료비 같은 직접 지출을 감당하기엔 여전히 빠듯하다. 게다가 이 혜택은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적용된다. 이미 돌봄 때문에 일을 그만둔 사람들, 즉 가장 절박한 이들은 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한국 사회도 이 문제에서 멀지 않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5년 20%를 넘어 공식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가족 돌봄의 부담은 이미 상당하지만, 돌봄자를 위한 유급 휴가 제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가족돌봄휴가'가 법제화돼 있으나 실제 사용률은 낮고, 육아휴직처럼 정착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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