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2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온 이유
제네바에서 미국-우크라이나 양자회담이 재개되며 러시아와의 3자 협상 준비에 나섰다. 전쟁 2년 만에 다시 시작된 평화 협상의 배경과 의미를 분석한다.
588조원. 세계은행이 추산한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비용이다. 한국 GDP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숫자 앞에서, 전쟁 당사자들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다.
목요일 제네바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양자회담이 마무리됐다. 우크라이나 측 수석 협상가인 루스템 우메로프는 "러시아와의 차기 3자 협상을 가능한 한 실질적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협상 재개의 배경
전쟁 발발 2년이 지난 지금, 양측 모두 지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국방비 지출 급증과 노동력 부족, 고인플레이션으로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인프라 파괴로 주요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 크리비리흐가 또 다른 사업부를 폐쇄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피로감도 감지된다. 가나 외무장관은 자국민 55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했고, 272명이 러시아군으로 징집됐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전쟁에 휘말리면서 글로벌 여론도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장의 현실은 여전히 치열하다. 러시아군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빌리아키우카 마을을 점령했고, 우크라이나군은 루간스크의 석유저장소를 타격했다. 심지어 체르노빌 원전 근처에서도 전력선 수리를 위한 '국지적 휴전'이 성사될 정도로 상황은 복잡하다.
각국의 계산법
미국은 1365억 달러 규모의 국제 지원 패키지를 통해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IMF가 승인한 81억 달러 4년 차관도 이 패키지의 일환이다. 하지만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현재로서는 러시아와의 외교가 성공할 수 없다"며 군사 지원 확대를 주장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핵무기 제공' 의혹을 제기하며 협상 분위기를 견제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국이나 프랑스가 핵무기를 제공한다면 기꺼이 받겠다"고 응답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흥미롭게도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드루즈바 파이프라인 복구를 위해 헝가리-슬로바키아 검사관의 접근을 허용하라고 젤렌스키에게 직접 요구했다.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실리적 계산이 정치적 대립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이번 협상 재개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고,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사업도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한국은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중단으로 식량 안보 문제도 대두됐다.
리시 수낙 전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 자문역을 맡은 것처럼, 전후 복구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참여 기회도 모색해볼 만하다. 건설, IT, 조선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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